한국델파이 유동성 위기 넘겨

입력 2000-11-25 12:28:00

대우자동차 부도로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놓여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던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한국델파이가 한국산업은행의 회사채 만기 상환자금 지원 결정으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한국델파이 관계자에 따르면 25일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 320억원에 대해 산업은행측이 당좌대월 형태로 90일간 지원하게 됐다는 것.

산업은행 관계자는 "한국델파이는 자기자본이 자본금의 3배에 이르는 우량한 회사이고 담보여력이 충분한데다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만기를90일 이내로 해 운영자금을 지원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델파이는 회사채 상환에서 석달간의 유예기간을 가질 수 있게 됐고 대우차 부도와 회사채 만기 도래에 따른 경영 위기의 1차 고비를 넘기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한국델파이에 납품하는 100여개의 지역 협력업체들도 연쇄부도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산업은행의 한국델파이 만기 회사채 자금지원이 결정됨에 따라 지역 자동차부품업계의 관심은 대우차의 법정관리가 언제 개시되느냐에 쏠리고 있다.

대우차의 법정관리가 개시될 경우 관리인 명의로 금융기관에서 부도난 어음을 새 어음으로 교환받는 것이 가능해져 현재 한국델파이가 보유하고 있는 2천900억원 어치의 대우차 어음이 휴지조각으로 변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우차 노조의 동의서 작성 거부로 법정관리 개시결정이 지연될 경우 회사채 상환자금 지원으로 한 고비를 넘긴 한국델파이가 또다시 경영위기에 빠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델파이측은 대우차 법정관리 27일쯤 개시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대우차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서 제출 여부에 따라 법정관리 개시 여부가 결정되는만큼 대우차의 노사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가영기자 k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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