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자구계획 전망

입력 2000-11-24 14:19:00

현대전자가 23일 밝힌 3조5천억원 규모의 자금조달계획과 내년 경영전략은 금융기관의 협조와 반도체 시장 상황이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4/4분기와 내년에 돌아오는 회사채, 은행차입금, LG반도체 인수대금 등 현대전자의 총차입금은 6조3천억원.

현대전자는 우선 국내 신디케이트론(1조원), 국내외 회사채 발행(1조3천500억원), 해외매출채권 유동화(4천970억원), 유가증권·투자자산 매각(5천250억원), 계열분리시 여신한도 확대분(1천470억원) 등을 통해 3조5천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내년에 5조5천억원의 현금흐름이 생겨날 경우 총 9조원의 자금이 확보돼 총차입금(6조3천억원)과 시설투자자금 1조5천억원을 모두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전자는 보고 있다.

그러나 현대전자의 이러한 계획은 금융기관의 협조와 반도체 시장의 호전이 필수조건이다.

국내외 회사채 발행분 1조3천500억원중 해외 기채 5천500억원을 제외하면 현대전자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8천500억원을 발행해야 한다.

연말까지 돌아오는 회사채가 14조원에 이르고 우량 회사채만이 거래되는 최근 회사채 시장 상황에 비춰볼 때 투기등급인 현대전자의 회사채가 제대로 발행될지는 미지수이다.

이에 따라 현대전자의 자금조달에는 이달내에 발표될 국내외 신용평가기관의 신용평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전자가 내년에 11조원의 매출을 올려 5조5천억원의 현금흐름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반도체 시장이 크게 호전될 때만 가능하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64메가D램 고정거래가격이 5~8달러인 올해 현대전자의 매출이 9조3천억원에 머무르고 있는데 64메가 가격이 4~6달러에서 형성될 내년에 매출이 11조원에 이를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인 대우증권도 내년 현대전자의 매출을 9조원, 현금흐름을 3조5천억원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최석포 연구위원은 "국내 반도체 산업의 발전이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현대전자에 대한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며 "현대전자도 낙관적인 계획만을 내놓을게 아니라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더욱 강도높은 구조조정계획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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