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종금 영업정지

입력 2000-11-22 00:00:00

영남종금이 22일부터 영업정지된 것은 다음달 1일로 예정된 통합 종금사 하나로종금의 출범을 위한 사전조치이며 이미 예정된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하나로종금의 본사가 대구 아닌 서울에 가는 것으로 결정돼 지역에는 또다른 박탈감이 형성되고 있다.

쭑왜 영업정지시켰나=중앙·한국·한스 등 3개 종금사와 영남종금을 통합하기 위해선 전산통합, 인력 재배치 등의 인적 물적 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인력을 상당 폭 삭감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의 3개 종금사 직원 수는 100명 이상씩으로 모두 포화상태이며 영남종금도 외환위기 이전 120명이었던 임직원이 현재 70명으로 대폭 줄긴 했지만 분야별 조정은 어쩔 수 없다.

하나로종금 영업개시 목표일인 다음달 1일 이전 이를 마무리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직원들의 반발. 따라서 영남종금의 영업을 정지시켜두고 통합작업을 진행하겠다는 계산이다. 서울 3개 종금사는 현재 영업정지 중이다.

전산망 통합작업을 위해서도 영업정지는 불가피하다.

쭑거래자 피해는 없나=가급적 모든 자산·부채가 통합 종금사에 이전되므로 기존 거래관계는 유지된다. 예금자 피해는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종업원 대여금, 선급 법인세, 법적분쟁 자산 등의 자산과 국세·임직원퇴직금, 대주주관련 가수금, 미지급 배당금, 타 금융기관 보증부 부채, 법적분쟁 채무, 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사채, 후순위채 등의 부채는 제외된다. 다만 자산의 경우 필요시 사적 계약에 의해 이전하는 경우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 이전되는 자산·부채의 평가는 영남종금과 통합 종금사가 공동 선임한 회계법인이 관련 세칙에 따라 진행하게 된다.

쭑영남종금은 어떻게 재편되나=영남종금 본점에 하나로종금 영남지역본부 및 대구지점이 설치될 예정이다. 구미지점은 그대로 존속하지만 서울지점은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 새로 포항지점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영남지역본부 산하로 부산지점이 신설된다.

쭑기업 자금형편에는 영향 없나=지난 5월 유동성 부족으로 영남종금이 영업정지조치를 받은 뒤 지역에는 영남종금살리기운동이 거세게 벌어졌었다. 그 주된 이유는 기업금융업무에 치중해온 영남종금이 없어지면 그만큼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기 때문이었다.

지역여론에 힘입어 예금보험공사 자회사로 새 출발했던 영남종금은 이제 서울의 3개 종금사와 통합되고 본사도 서울로 감으로써 지역 종금사로서의 기능은 크게 제약받게 됐다.

서울 본사의 방침 아래 지역 기업의 실상은 도외시된 채 여신기준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고, 지역본부가 설치된다지만 일정한도 이상의 여신에 대해선 본사가 제동을 걸고 나설 전망이다.

또 정부가 통합 종금사에 대해 기존의 종금업무를 축소하고 투자은행(인베스트먼트 뱅크)으로 나가게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지역 기업은 이래저래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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