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 3부전 시리즈

입력 2000-11-20 14:02:00

최근 신사옥을 완공한 대구MBC내 갤러리M(053-745-4244)에서 개관기념으로 '한국 현대미술 3부전'을 기획,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부터 내년 2월4일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회는 '정신의 풍경'이라는 주제 아래 박서보, 정창섭, 최병소, 박현기, 백남준, 이강소, 이명미, 권오봉, 김호득씨 등 작가와 작품들을 초대한다.

21일부터 12월10일까지 마련되는 제1부 '초월과 사유전'에는 화면에 반복적인 형태나 행위가 주된 특징으로 나타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묘법'시리즈로 잘 알려진 박서보씨는 캔버스 위에 한지를 바른 후 일정한 안료를 칠하면서 일직선을 반복하는 후기 작품들을 내놓았다.'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비판적 의식에서 그리는 행위 자체에 대한 방법론을 모색한 그의 작품들은 화면 속에서 어떠한 변화를 느끼게 한다.

정창섭씨는 종이원료인 닥을 물에 넣어 건져낸 뒤 캔버스에 풀어놓은 작품들을 전시한다. 화면 가장자리의 울퉁불퉁한 질감과 가운데 훤히 트인 여백의 공간은 조형의식을 버리고 화면 자체의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때묻지 않은 순수한 의식과 감정의 세계로 이끈다.

이동엽씨는 단색 안료가 은은하게 번진 가운데 한줄기 섬광같은 백색의 줄기로 생명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정상화씨는 흰 바탕에 촘촘한 격자로 화면을 무한히 확대하고 있다. 서세옥씨는 강한 붓질로 사람을 표현한 작품, 김형대씨는 전파의 파장을 나타낸 듯한 역동적인 평면작품을 선보인다. 윤명로씨는 단색의 어지러운 선과 흘림으로 시간과 속도감을 나타내고 최병소씨는 종이를 연필로 무수히 그어 연소시킨 듯한 작품을 내놓는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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