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 성적 큰폭 상승 예상-대입지원 대책 "이렇게 세워라"

입력 2000-11-17 08:00:00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지난해와 비교해 전체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중·상위권 점수 대에서는 사상 유례없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런 현상은 자연계보다는 인문계에서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입전망과 지원 대비책을 대구진학지도협의회와 일신학원 진학지도실의 조언을 통해 짚어본다.

■주요 변수

수능의 점수 폭이 줄어들면서 수능을 제외한 학생부와 논술 및 면접·구술고사의 영향력은 더 커지게 되고, 특히 논술은 배점이 적지만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학생부는 대학마다 반영교과목과 반영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가고자 하는 대학의 학생부 반영방법을 꼼꼼하게 살펴 학생부에서의 유·불리 문제를 잘 따져보아야 한다.

1. 계열교차지원

2000학년도 입시에서는 인문·자연계열간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대학이 183개 대학이며, 인문·자연·예체능계열간의 교차지원 허용대학은 101개 대학이나 된다. 특히, 금년에는 전국 41개 의예과 중 서울대, 연세대, 경북대 등 14개 대학이 교차지원을 불허하고 나머지 대학에서는 교차지원을 허용하고 있으며, 전국 11개 한의예과 중 경희대를 제외한 10개 대학이 교차지원을 허용하고 있어 390점 이상의 고득점 인문계 수험생들이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의예·한의예과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계열교차지원을 허용하는 대학이 더욱 늘어나면서 교차지원 여부가 합격선에도 다소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금년도에는 인문계 수험생들의 성적상승 폭이 커 인문계 수험생의 자연계열 지망 또한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 표준점수제 적용여부

'99학년도 입시부터 도입된 표준점수제가 올해도 적용된다. 이는 선택과목의 난이도 차이에 따른 유·불리를 없애기 위한 제도이다. 특차에서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포항공대, 한양대, 경희대, 아주대 등 84개 대학이 이를 적용한다. 정시에서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포항공대, 서강대, 영남대 등 104개 대학이 반영한다. 따라서 자신의 표준점수를 파악한 뒤 지원할 대학이 이를 반영하는지를 확인하고 그 다음 유·불리를 따져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3. 논술 및 면접·구술시험 대비

가채점 결과를 보고 특차지원만을 생각하는 수험생도 반드시 논술시험 대비를 해야 한다. 많은 수험생들이 특차에 지원할 것이기 때문에 특차 합격률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논술에 자신이 없는 수험생은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같은 점수대에 많은 수험생들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논술과 구술시험은 당락에 결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거의 대부분 수험생들이 비슷한 조건에 처해 있으므로 남은 기간 동안 누가 최선의 노력을 다 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지역 주요대학 입시요강 변경사항

대구 경북지역 주요대학들이 지난해보다 다소 변형된 입시요강을 발표, 수험생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경북대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인문·사회계열을 대상으로 255명(정시 113명, 특차 142명), 자연과학대학 자율전공계열에서 403명(정시 177명, 특차 226명)등 총 766명을 자율전공제로 선발할 계획이다. 자율전공제는 기존의 학부제보다 학생들의 학과선택기준이 대혹 확대된 제도로 무전공으로 입학한 후 1년간의 적성기간을 거쳐 2학년이 되기전 학과를 선택하는 제도다. 지난해 학과별로 특차 150명 및 정시 120명을 선발했던 포항공대는 올해 특차에서 150명을 학과별로 뽑은 뒤 나머지 120명은 정시모집에서 단일계열로 모집하게 된다.

■특차.정시모집 지원전략

△특차 지원전략

2001학년도에는 161개 대학이 특차모집을 실시한다. 모집인원도 13만1천여명으로 지난해보다 6천463명이 증가해 전체 모집정원의 34.8%를 차지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자신의 수능 점수와 지원대학의 예상 지원가능점수, 학생부 성적 등을 감안하여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

대구·경북 지역 21개 대학은 지난해보다 2,314명이 줄어든 16,904명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대학별 특차모집 비율은 경북대 47.7%, 포항공대 50.0%, 영남대 39.8%, 계명대 45.1%, 대구대 44.4%, 대구가톨릭대 49.2%, 대구교대 49.9%, 한동대 20.8% 등이다.

특차는 일단 합격하면 정시에서 복수지원 기회를 상실하기 때문에 특차 지원시에는 대학과 학과 선택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따라서 특차는 지나치게 점수를 낮추어서 하향지원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일단 합격하면 후회없이 다닐 수 있는 학과에 소신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상위권 수험생(390점)들은 대거 서울대 특차모집에 응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고득점 수험생들이 많이 지원했던 연세대 사회계열 및 의예·치의예, 경희대 한의예, 성균관대 의예, 고려대 법학 및 의예과 등의 지원자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99학년도부터 서울대와 연세대 등의 명문대들이 특목고 수험생들에게 비교내신제를 폐지함에 따라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특차에 수능 고득점자 중 학생부 성적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수험생(비평준화 지역 명문고, 특목고 등)들이 대거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폭 늘어난 중상위권(350∼380점) 수험생들의 경우 치열한 눈치 작전이 예상되며 진로 선택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하위권 대학의 경우 특차 합격점이 정시보다 낮은 경우도 많아 무조건 하향안정지원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능 점수대에 맞게 소신지원을 하고 정시모집을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시 지원전략

정시모집에서 대학마다 전형요강이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각 대학의 입시요강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험생들은 자신의 적성과 취향, 장래희망 등을 먼저 고려하고, 점수대별로 지원 가능한 대학, 학과를 잘 살펴 본 후에 자신의 수능 성적에 맞추어서 소신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시지원에서는 4번의 복수지원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하며, 특히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원점수, 표준점수, 가중치 반영여부, 학생부 반영방법 등을 잘 살펴보고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쪽을 택하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서울지역 중·상위권 대학들이 가, 나군에 주로 집중되어 있어서 가, 나군은 합격 위주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또한 논술고사를 치는 대학에 지망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은 논술고사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점수대별 지원전략

△390점 이상 : 서울대와 연·대 상위권 학과에 지원 가능한 점수대이다. 수능가중치를 적용하는 대학은 가중치 적용후의 점수와 학생부 등 다른 전형요소를 우선 고려하되, 논술고사의 예상점수도 잘 따져보고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이 점수대에서는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되면서 변별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논술고사와 면접·구술고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욱 커지게 됐다. 그러나 논술고사에서 만회할 수 있는 점수의 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논술고사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 일단 원서를 접수시킨 후에는 논술고사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370∼380점대 : 서울 소재 중상위권 대학의 인기학과와 지방 국립대 상위권학과, 지방소재 의예, 한의예, 약학계열 등의 학과에 지원할 수 있다. 서울 소재 대학의 경우 주로 입시일자가 '가' '나' 군에 많이 몰려있어 어느 한 곳은 합격 위주로 신중하게 선택하고, 다른 한 쪽은 소신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수대에서 서울소재 대학의 경우 논술고사를 시행하는 대학이 많고, 논술 반영비율도 3~10%정도 되기 때문에 지원시에는 논술고사 예상점수를 염두에 두어야 하며, 논술고사 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330∼360점대 : 가, 나, 다, 라군 모두 복수지원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점수대로서 심리적으로 부담이 적은 편이지만, 최근에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되면서 점수상승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점수대로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수대이다. 논술고사 시행 대학도 있지만 논술고사를 치지 않는 대학도 많아 이미 결정된 학생부 점수와 수능 점수를 잘 따져서 본인의 수준에 맞는 대학에 복수 지원한다면 합격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320점대 이하 : 주로 지방소재 대학들에 지원 가능한 점수대로서 중위권과 마찬가지로 가, 나, 다군의 복수지원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점수대이다. 따라서 2개 대학정도는 본인의 적성을 고려하여 합격위주의 선택을 하고, 나머지 1개는 다소 소신지원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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