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자유투표 주장 자민련 일부의원 강경론

입력 2000-11-16 14:47:00

검찰 수뇌부 탄핵소추안에 대해 '부결'쪽으로 기울던 자민련 의원들의 기류가 15일 의원총회에서 "자유투표제(크로스보팅)로 가자"는 주장이 대두하는 등 갑자기 강성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자민련은 이날 낮 국회에서 의총을 열어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며 3시간 가까이 탄핵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으며 "고성이 오가는 긴장된 분위기였다"고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오전 당무회의에서 원내의 부결기류를 질타한 원외위원장들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듯 소신파들의 강성발언이 속출했으며 발언록 공개방식을 놓고도 설전이 오가다가 결국 익명으로 처리키로 했다고 변 대변인이 설명했다.이러한 분위기에서 "우리당 의원들이 모두 퇴장해도 나는 끝까지 남아 자유투표를 하겠다", "대통령도 유고시 총리가 대행하는데 공권력 공백이란 이유만으로 탄핵안을 부결시켜서는 안된다", "검찰이 국민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행동은 자명하다"는 등의 강경론이 잇따랐다.

한 참석자는 회의에서 자유투표를 주장한 의원들이 K, L, L, J, J 등 5명이며 대부분 평소에 강경파로 분류됐던 사람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김종호(金宗鎬) 총재권한대행을 비롯한 당직자들은 대부분 침묵을 지켰으며 일부 온건파 의원들이 "기관장은 몰라도 차장까지 탄핵하는 것은 반대한다", "6개월후 헌법재판소에서 분명히 부결될 것을 통과시켜서는 안된다"며 부결론을 폈으나 소수에 그쳤다고 이 참석자는 밝혔다.

또 한 당직자가 강경파들의 '자유투표' 주장에 대해 "당이 깨질 수도 있다"며 제동을 걸려했으나 "당이 깨질 것이란 근거를 대라"는 반박에 부딪혀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도 조성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 대행은 "탄핵소추안이 아직 본회의에 보고도 안됐다"면서 "시간이 충분하니 계속 논의해 당론을 모으자"고 결론을 맺었다.

이날 회의에는 김종필(金鍾泌·JP) 명예총재와 이한동(李漢東) 총리, 외유중인 정우택(鄭宇澤) 의원과 개인사정으로 불참한 송광호(宋光浩) 의원을 제외한 13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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