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퇴폐 노래방 접대부가 웬말인가

입력 2000-11-15 15:04:00

며칠 전 후배들과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동문근처의 노래방에 갔을 때의 일이다. 노래방이 모두 다 차 있어 의자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연소자실이라고 쓰여진 한 방에서 20대 초반의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가 나오더니 노래방 주인에게 이런 말을 했다.

"아가씨는 언제 오는 겁니까?"

이 말에 주인은 곧 온다고 기다리라고 대답을 하였다. 그리고 곧이어 화장을 짙게 한 20대 초반의 여자들이 왔고, 주인은 그녀들을 조금 전, 아가씨를 찾던 남자가 있는 방으로 안내했다. 이 광경을 보고 궁금하여 주인에게 나중에 들어온 아가씨들에 대해 물어보았다.

주인에 따르면 그 아가씨들은 시간당 얼마씩의 돈을 받고 접대부 역할을 하는 여자들이라고 했다. 또한 요즘은 그렇게 안하면 장사가 안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아가씨를 부를 것인지 물었다.

나로서는 너무나 황당한 일이라 멍하니 있는데 계명대에 재학중인 후배가 이 근처 노래방 가운데 이런 식으로 영업하는 곳이 몇 군데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곳의 주요 고객이 바로 대학생이라고 말했다.

대학이란 곳이 학문 탐구의 상아탑이라는 것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린것 같았다. 대학에서 100여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대학생들이 접대부들과 놀고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물론 대학가에 이런 불법적인 업소를 단속 못하는 공무원과 이런 업소를 통해 부를 늘리는 업주에게 일차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기성세대의 잘못된 문화를 비판하고 사회정의를 실천해야 할 대학생들이 그런 퇴폐 문화에 젖어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일부 몰지각한대학생들과 업주들의 각성을 바라며, 행정 당국의 엄중하고 신속한 조치를 바란다. 이원일(대구시 내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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