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갈수록 요지경이다. 수작업에 의한 재검표 여부를 놓고 다투는 한편에선 재검표 마감 시한이 또 문제가 되고 있다. 투표지의 유효성 문제도 마찬가지. 법정으로까지 달려 감으로써 두 후보는 여러가지로 상처만 더해 가고 있다.
0…플로리다 주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의 테리 루이스 판사는 주 개표 결과를 14일 오후 5시(한국시간 15일 오전7시)에 마감토록 한 주 국무장관의 결정이 유효하다고 판시, 기한을 연장해 달라고 소송을 냈던 고어측에 패배를 안겼다.
판사는 그러나 "일부 카운티들이 보충 또는 수정 개표 결과를 주 정부에 제출할 수 있으며, 주 국무장관이 '건전한 재량권'을 행사할 경우 이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혀, 추후 재개표 결과를 받아들일 수도 있는 길을 열어 뒀다.
판결문은 "카운티의 개표위원회는 법정 시한까지 개표결과를 제출하고, 수작업 재검표가 진행 중일 경우 추후 보충.수정 개표결과를 제출하겠다고 알리라"고 명령했다. 추후 제출분에 대해서는 "주 국무장관이 이를 무시할 수도 있을 것이나, 독단적으로 그렇게 해서는 안되고 모든 상황을 검토한 후 적절히 재량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에대해 고어측은 항소 의지를 천명했으며, 이번 소를 함께 제기했던 볼루시아 카운티도 항소하겠다고 발표했다.
0…팜비치 카운티는 한국시간 14일 밤 9시(현지시간 14일 오전 7시)에 시작될 예정이던 재검표를 밤 10시15분쯤 카운티 투표 감독위(총3명)의 2대 1 투표를 통해 일시 중지키로 했다가, 한국시간 15일 밤 9시 재개키로 다시 결정했다.
임시 중지 결정은 주 국무장관이 "투표 집계기에 이상이 있을 때만 수검표를 진행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린데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인 주 법무장관은 "집계기가 투표지를 제대로 읽어 들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수검표를 진행할 수 있다"는 상반된 견해를 제시했었다.
카운티측은 주 장관들의 의견이 엇갈리자 법원의 판결을 보고 수검표 진행 여부를 최종 결정키로 했으며, 법원의 판결이 나온 뒤에 재검표 재개를 확정지었다. 카운티 측은 이와 동시에 지금까지의 개표 결과를 시한인 한국시간 15일 오전 7시를 30여분 남겨 놓고 주정부에 보고했다.
팜비치의 전면 재검표에는 최소 6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표지 중 1% 재검표에만도 11시간이 소요됐던 것으로 드러나, 모두 다 마치려면 하루 14시간씩 6일간은 진행해야 한다는 것. 카운티 정부는 청사 1층에서 46만여 표를 모두 점검하기는 좁다는 판단에 따라 20여분 거리인 '재해대책본부'로 검표장을 옮겨 놓고 있다.
0…그외 고어측이 재검표를 요구했던 브로워드 카운티는 한국시간 14일 수작업 재검표를 실시하지 않기로 확정, 고어에게 타격을 가했다. 3개 투표구에 대한 샘플 재검표 결과 고어의 표가 겨우 4표 늘어나는데 그치자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대해 고어측은 "4표 차는 카운티 전체로 400표의 표차를 의미할 수 있다"며 결정을 번복시키기 위해 또다른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 내 최대 인구밀집 지역인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수작업에 의한 일부 재검표를 시험삼아 해 본다"고 14일 결정했다. 몇개 투표구를 재검표 해 본 뒤 전면 재검표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
볼루시아 카운티에서는 투표수 전체에 대한 재검표가 현지시간 13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오시오울러 카운티도 재검표를 추진 중이다.
◇플로리다 논란 카운티 두 후보 기존 득표 수
(CNN집계, 카운티총숫자=67개, 논란카운티=6개)
고어 부시
팜비치 269,696 152,846
브로워드 386,561 177,323
데이드 328,764 289,492
폴크 75,197 90,196
볼루시아 97,063 82,214
오시오울러 28,181 26,212
0…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대선 최종 당선자가 조만간 결정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등이 작용, 뉴욕 주가가 14일 급등했다. 지난 6일간 계속 하락했던 나스닥 지수는 이날 무려 5.78%나 급등, 전날 붕괴됐던 3천선을 다시 돌파해 3천138.27에 장을 끝냈다. 다우존스 지수도 1.56% 상승했다.
0…태풍의 눈으로 주목받고 있는 팜비치 카운티의 군청(郡廳) 주변에서는 한국시간 14일 양측 후보의 열성 지지자들이 뒤엉겨 절박한 벼랑끝 기세 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서로 상대 후보 비난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순간순간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 부시 지지자는 고어의 영문철자 Gore의 G를 S로 바꿔 'Sore loser Gore'(불쌍한 패배자 고어)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있었고, 고어 지지자는 'No More Bush'(부시는 이제 그만)이란 구호를 외쳤다. 부시측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고어측 기자회견장에 몰려 들어 부시측 회견장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충돌에 대비해 경찰이 고정 배치됐으며, 군청 주변에는 기마경찰이 순찰을 돌았고, 한켠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얼룩무늬 전투복 차림의 경찰들도 목격됐다. 군청 상공에는 3대의 방송사 헬기까지 낮게 선회, 긴장감을 더했다.
외신종합=국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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