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21억원 도난 사건에 이어 조흥은행 광주 화정동 지점장이 자기앞수표로 27억원을 인출한뒤 해외로 도피하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13일 조흥은행 호남본부와 광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화정동 지점장 이승구(44)씨는 지난 9일 조흥은행 군산지점에서 부인 조모씨를 시켜 충남 J상호신용금고로부터 화정동 지점에 입금된 것으로 추정되는 27억원을 1억원짜리 자기앞 수표 27장을 인출, 지난 10일 동남아로 출국했다는 것이다.
J상호신용금고는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기업신탁예금 명목으로 다섯차례에 걸쳐 70억원을 다른 이모씨 명의로 조흥은행에 입금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씨가 인출해간 수표 27억원은 이미 사고 수표로 지급정지처리가 됐기 때문에 다음날 현금화할 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중인 광주 서부경찰서는 14일 조흥은행의 협조를 얻어 화정동지점 직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이씨가 횡령해 간 액수와 횡령수법 등에 대해 정확한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경찰은 이씨가 범행 다음날 바로 해외로 도피한 사실로 미뤄 사전에 치밀한 범행준비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이씨가 지점장을 지내면서 이번에 인출한 27억원외에 추가 횡령 등 불법사실이 더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우선 이씨가 지난 10월 타인명의로 5천만원을 불법대출 받은 사실이 들통나면서 불안한 나머지 해외로 출국했다는 은행측의 주장에 의문점을 두고 있다.경찰은 또한 은행측의 주장처럼 수표지급정지조치로 과연 이씨가 27억원을 현금화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도 면밀한 조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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