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네티즌들 "e-메일 재미있네요"

입력 2000-11-14 14:12:00

'우리가 컴맹이라고…. 어림없는 말씀'. 컴퓨터를 배우려는 노인들이 차츰 늘어나고 실버세대를 겨냥한 인터넷 전용공간 개설도 잇따르면서 노인세대에도 사이버 문화가 잔잔한 확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걸스카우트 대구연맹(대구시 수성구 범어2동, 053-753-3563)이 한국정보문화운동협의회와 함께 개설한 무료노인정보화교실에는 키보드를 치거나 마우스를 조작하는 손놀림은 어색하지만 손녀뻘 되는 강사에게 연신 질문을 던지면서 컴퓨터를 배우려는 열기가 가득하다.

지난 7월 개강 이래 이곳에서 왕초보 과정을 수료한 노인은 무려 200여명에 이르고, 이 중 상당수가 유료과정에 등록하여 노인층의 컴퓨터열기가 생각보다 뜨겁다경산에서 포도농사를 짓는 이철형씨는 "문서를 파일로 보관하는 방법을 배웠는데, 사이버 영농기술 검색과 농협과의 사이버 금융거래를 혼자 하게 될 것"이라고 흐뭇해 했다.

전직교사 이옥향(59)씨는 "서핑을 통해 원하는 자료를 검색하고 동영상까지 즐길 수 있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솟는다"며 즐거워했다.

걸스카우트 대구연맹 김영숙 사무국장은 "더블클릭도 못하던 노인들이 외국에 있는 손자녀들과 e메일을 주고 받는다"며 현직 교장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정보화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인용사이트(도표 참조)의 개설도 늘어나고 있는데, 한국정보문화운동협의회와 인터넷집현전이 개설한 사이트(www.9988.or.kr)의 경우 방문객이 1만5천여명에 이를 만큼 실버세대들의 사이버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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