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의 소리-권력형 비리 몸통수사하라 한목소리

입력 2000-11-14 14:56:00

청와대 청소원 이윤규씨가 동방금고 불법대출사건의 핵심인물인 정현준 한국 디지탈라인 사장으로부터 8억원을 뜯어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해 청와대측이 이씨의 단순 사기극으로 몰고 가자 일부 네티즌들은 믿을 수 없다며 오히려 청와대가 위기를 모면하려고 '사기'치는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천리안 ID khmcs는 "마당 쓰는 청소부도 8억원이나 쓸어 담았으니 청와대가 대단하긴 대단한 모양이다. 청와대 앞뜰에 있는 낙엽이 만원권이라도 8억원을 만들려면 일년치는 족히 모아야 할 양이다"며 "청와대의 이름을 아예 썩와대로 바꿔라"며 허탈해 했다.

join은 "청와대의 말단 직원이 동방금고에 공갈쳐 8억원을 챙길 때까지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한심스럽다. 알고도 묵인했든지 몰랐든지 간에 잘못된 것이 분명한데도 국민에게 사과 한마디 없다는 것에 더욱 화가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청와대 고위관리직의 연루설에 대한 의혹도 끊이질 않았다.

brassball은 "청와대 하위직만 돈을 받았다는 사실은 믿기 힘들다. 청와대는 이씨의 단순 사기극을 주장하지만 정현준씨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15차례에 걸쳐 8억원이라는 거액을 줬겠느냐"며 "무언가 대가가 있었기 때문에 돈을 줬을 것이고 대가를 주기 위해서는 분명 고위직이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며 의심스러워했다. deepthink는 '청:청와대 소속 청소부가, 와: 와장창 해먹도록, 대: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라는 삼행시를 지어 청와대를 비꼬았다. 검찰수사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네티즌들도 많았다.

stallion도 "우리나라 검찰은 믿을 수 없다는 소리는 예전부터 많았지만 대형비리가 터지면 꼭 하위직만 잡아가고 어째서 권력형비리의 몸통은 조사할 엄두를 못내는지 모르겠다"며 "힘없는 노조원의 알몸이나 조사하지 말고 권력형 비리의 몸뚱아리나 조사하라"고 성토했다. 한편 청와대 만능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았다beauty는 "청와대만 통하면 무엇이든지 다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는 사회풍조가 더 큰 문제다. 이런 풍조가 없어지지 않는 한 이러한 사건의 재발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고 한심스러워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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