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살린다,강력한 자구노력 전제 자금지원 고려

입력 2000-11-14 12:26:00

현대건설이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회장측의 강력한 자구노력을 전제로 자력 회생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측은 서산농장 위탁 매매를 포함, 총 1조원 안팎의 자구방안을 오늘내일 발표할 예정이다.

진념(陳稔) 재정경제부장관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현대건설은 해외건설 현장이 100곳이 넘고, 고유가 바람에 중동국가에 오일달러가 몰려 건설수요가 있다" 며 "어떤 형태로든지 살아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대건설의 자구책이 시장을 충분히 납득시켜야 한다"고 전제, "이 경우 채권단이 신규자금 지원도 고려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주주의 감자(減資) 및 출자전환 동의서는 자구책의 이행을 보장할 담보로 채권단이 받아둘 것이라는 예상이다.

陳장관과 李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으로 미뤄보면 지난주까지 "정몽헌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고 출자전환을 해서 채권단이 현대건설을 경영할 수도 있다"며 鄭회장측을 압박했던 정부나 채권단이강경한 입장을 다소 완화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陳장관은 현대건설의 서산농장을 토지공사에 위탁매매키로 결정하는 과정에도 일정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서산농장을 한국토지공사에 위탁 판매하기로 토지공사와 합의함에 따라 이르면 14일 중 총 1조원 안팎의 자구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보유한 현대중공업과 현대전자 주식 매각을 반대해온 현대상선은 13일 이들 주식의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번복했다. 현대의 자구방안은 정몽헌 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발표하기로 했다.

토지공사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서산농장을 위탁 판매하기로 의결했다. 전체 3천82만2천평을 공시지가 3천5백56억원으로 따져 ▶공시지가 평가금액의 75%인 2천6백67억원을 주택은행에서 융자해 우선 지급하고▶1년 안에 매각을 끝내 잔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

한편 현대건설은 이날 만기가 돌아온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 8천만달러(약 9백억원) 가운데 2천만달러를 갚고, 나머지는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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