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도 '절약형으로'

입력 2000-11-14 12:30:00

이산가족 상봉의 풍속도가 달라진다. 정부는 2차 상봉(11월 30일~12월 2일) 때부터는 비용을 절반 정도로 줄이는 검소한 상봉을 계획하고 있다.

한끼 식사비용 1억5백만원(韓赤총재 만찬) 갈비 2천20인분 냉면 7백그릇(5천7백만원) 이라는 갖가지 진기록을 양산, '호화판 이벤트' 라는 지적을 들었던 게 지난 8.15 상봉. 총비용은 18억7천만원이나 들었다.

이에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실질적인 상봉을 충실하게 한다는 차원에서 화려한 코엑스식 단체상봉은 자제할 것" 이라며 "숙소인 호텔에서 단체상봉과 개별상봉을 조촐히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 이라고 밝힌 것.

추운 날씨에는 무리일 수밖에 없는 노인 이산가족들의 관광일정도 생략된다. 3박4일의 8.15상봉 당시 시내관광 등 부대행사에 쫓겨다닌 이산가족들이 직접 만난 시간은 10여시간 정도. 때문에 관광 등의 행사를 없애고 개별상봉 시간을 더욱 늘려 말 그대로 '이산가족 상봉' 의 의미를 찾겠다는 설명이다.

숙소의 격(格)도 1차 상봉 때의 쉐라톤 워커힐 호텔(특1급) 에 비해 한급 낮은 호텔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하고 있다. 가장 큰 비용 절감책은 남측 이산가족에 대한 경비 지원을 중단한 대목. 통일부 관계자는 "2차 평양 방문단에 포함되는 남측 가족들은 영세민에 한해 경비를 지원할 것" 이라고 밝혔다.

평양에서 온 북측 이산가족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 머물게 될 남측 가족의 숙식비용도 1차 때와 달리 '자체부담' 으로 확정됐다. 선물도 대폭 줄어들게 됐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1인당 옷감 한벌 또는 현금 5백달러 이하' 를 가이드라인으로 권하기로 했다. 또 을씨년스런 경제상황을 감안, 즉석 카메라.술 등 1차 때의 기업 협찬품도 가급적 자제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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