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박찬호경기 MBC 독점중계권

입력 2000-11-11 14:03:00

MBC가 내년부터 4년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박찬호선수의 경기 중계권을 독점적으로 확보했다는 발표와 관련, KBS가 이에 대한 문제점을 담은 공식성명을 발표하는 등 '독점중계권'을 둘러싼 비난전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사이버공간을 비롯, 일반 시청자들도 "파탄지경에 이르른 어려운 경제상황속에서 수백억원을 지불했다는 것은 상식밖의 일"이라며 MBC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KBS는 지난 9일 이규찬 스포츠국장 명의로 'MBC의 미 프로야구 독점계약에 대한 KBS의 입장'이란 공식성명을 내고 "MBC가 어려운 경제상황속에서 3천200만달러(한화 약 384억원)의 외화를 지불하면서 경기중계권을 독점한 것은 무모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KBS는 성명을 통해 "MBC의 미 프로야구 독점계약은 방송사간의 무모한 경쟁을 막아 국가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공중파 방송 3사가 합의 시행하고 있는 '스포츠 합동방송 시행세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는 이에 앞서 뉴스를 통해서도 MBC의 중계권 확보과정과 문제점을 밝히는 보도를 내보낸 바 있다.

한편 박찬호의 경기 중계권은 지난 97년 KBS가 확보, 연간 30만달러를 지불했고 이듬해에는 iTV가 중계경쟁에 뛰어들면서 폭증, △98년 100만달러 △99년 150만달러 △2000년 300만달러 등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여왔다.

현재 MBC측은 메이저리그 중계권 주관사인 'MLBI'와의 협약이라며 정확한 지불 금액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다수 네티즌들은 MBC의 독점중계권 확보에 대한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가경제를 지탱해오던 대표기업들이 잇따라 넘어지는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공영방송인 MBC가 상상을 초월하는 외화를 지불하면서까지 박찬호의 중계권을 확보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

PC통신 넷츠고가 지난 9일부터 시작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MBC의 박찬호 중계권 확보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은 27.3%(10일까지 집계)에 머물렀으며, 절반을 넘는 참여자들이 중계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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