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의 당락을 좌우할 플로리다 주의 재검표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으나 당선자는 빨라야 부재자 투표용지 도착 시한인 오는 17일이나 돼야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플로리다에서 패배하면 소송에 들어갈 태세이고 공화당도 아이오와와 위스콘신의 재검표 요구 움직임을 보이는가 하면 뉴멕시코주는 실제 일부 지역의 재검표에 들어가는 등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제43대 미국 대통령이 확정 되기까지는 앞으로 3~4주일이 더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플로리다주 선거 관계자들은 재검표가 한국시간 10일 중으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으나, 결과는 부재자 투표지가 접수되는 오는 17일까지는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민주당은 수작업에 의한 재검표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어 진영에서 플로리다로 급파된 윌리엄 데일리 선거운동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혼동을 유발하는 투표용지 때문에 고어 후보에게 찍으려다 팻 뷰캐넌 개혁당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의 법적 조치를 지지할 것"이라며, "미국의 대통령은 기술적 요인이 아니라 국민의 의지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부시 진영의 대표로 역시 플로리다에 파견된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부정에 대한 주장이나 증거를 보지 못했다"며, "문제가 된 팜비치 카운티의 투표지는 선거에 앞서 양측이 검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진영은 이와 함께 고어 후보가 매우 근소한 차이로 차지한 위스콘신(선거인단 11명)과 아이오와(7명)에 대한 재검표를 요구하는 맞불 작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클레이 로버츠 플로리다 주 선관위원장은 "플로리다주의 재개표 결과는 당초 예상과 달리 9일(이하 현지시간) 중에는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67개 카운티가 재개표 자료를 예정된 시간 이내에 통보할 경우에도 재개표 결과는 9일중에는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가 재개표 결과 발표에 극히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게 된 것은 당초 1차 개표에서 나타난 부시 후보의 1천784표 우세가 2천표 정도로 추정되는 부재자 투표 수를 넘길 경우 큰 부담이 없지만, 득표차가 줄어들게 될 경우 큰 혼선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본부는 9일 재개표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수작업에 의한 검표를 공식 요구, 파란이 예상되고 있다.
윌리엄 데일리 민주당 선거대책 본부장은 9일 대통령 선거의 최대 접전지인 플로리다주의 이틀째 재개표에서 고어 민주당 후보와 부시 공화당 후보의 득표차가 1천표 이하로 좁혀진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4개 카운티의 재개표 결과에 대해 수작업에 의한 검표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투표용지 결함과 일부 부정선거 의혹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투표 종료 이후에도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하는 미 대선 사상 초유의 사태가 몇주일 이상 장기화되면서 정치 일정에 중대 혼선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소송을 낼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재투표가 실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소송이 주 대법원까지 갈 경우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고어 후보 진영의 윌리엄 데일리 선거대책 본부장은 이날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 선거구의 투표 용지가 유권자들의 혼동을 초래하도록 인쇄돼, 1만9천표가 무효표로 처리됨으로써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그는 "900표 정도가 당락을 결정짓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국민의 기본권인 참정권에도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팜비치 카운티 선거구에서는 이미 유권자 3명이 원하지 않는 후보에게 기표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고, 이곳 민주당 관계자들도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두 후보에 동시 기표해 무효처리된 표가 1만9천여표에 달했고, 그 가운데 상당수는 고어 후보와 뷰캐넌 후보에게 동시에 기표한 표여서, 투표용지에 문제가 있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전했다.
팜비치의 투표 용지 문제 이외에도 "투표용지 실종, 추가, 유권자 협박 등 수많은 불법사례가 접수되고 있다"면서, "재개표는 절차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민주당 관계자가 말했다.
민주당 지도자 가운데 한명인 제시 잭슨 목사도 "흑인들이 투표 용지가 없다거나 투표소가 이미 문을 닫았다는 이유로 투표를 하지 못했다"면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재개표가 아니라 철저한 진상조사"라고 주장했다.
○…재닛 리노 미국 법무장관은 9일 플로리다에서 투표부정이 저질러졌다는 주장에 대해 조사해 달라는 요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리노 장관은 이날 법무부의 주례 기자회견에서 미 최대의 민권단체인 유색인종 지위향상 협회가 선거부정을 주장하며 수사를 요구한 데 대해 그같이 말했다.
○…이번 사태가 미국의 심각한 국론분열로 연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뉴욕 타임스 신문은 9일자 사설을 통해 미 국민은 최근 플로리다주 재개표를 둘러싼 감정개입을 자제하고 이성적 판단을 통해 미국에 헌정질서 파괴 위기가 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부시 후보의 동생인 부시 플로리다주 주지사가 이번 재개표 과정에 일절 간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투표 행위에 영향을 미치려는 고의적인 불법행위가 발견되지 않는 한 법원이 재선거를 명령하는 상황이 와서는 안 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했다.
외신종합=국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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