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함께 수업하고 춤추고

입력 2000-11-08 00:00:00

'덩 덩덩, 덩기 덩기 덩기덩' 7일 오후 2시 대구 영남공고 강당인 송은관에서는 이 학교 학생들과 정신지체 장애인들의 의미있는 만남이 있었다.

학생들의 사물놀이 공연이 한바탕 펼쳐지자 장애인들은 신명난 듯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춤을 췄다. 이어 장애인들이 무대로 올라가 저마다의 율동을 선보였다.

가만히 서 있거나 다른 행동을 해 어색할 수밖에 없는 공연이었지만 학생들은 박수로 박자를 맞추며 힘차게 성원, 장애인들의 용기를 북돋웠다.

이날 영남공고는 학생들이 봉사활동으로 알게 된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학교로 초청, '2000 우리는 하나가 되어'란 주제로 '제1회 장애인 초청의 날'행사를 가졌다. 초청받은 장애인들은 수성구 시지동 자유재활원의 선명학교 학생 25명과 직업 재활 프로그램 원생 35명.

이들은 학교 교사와 1천100여명의 학생들이 마련한 학교 생활을 체험하며 자신들의 나이(8~40세)를 잊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장애인들과 학생들의 만남은 지난해 7월 자유재활원의 여름캠프에 일부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신청한 것이 계기. 봉사단은 단원이 10여명에서 최근 300여명으로 불어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학교에서는 무단결석, 가출, 흡연 등으로 처벌받은 학생들을 자유재활원으로 보내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깨닫게 하는 교정프로그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영남공고 정무영 교사는 "장애인 봉사활동을 통해 학생들이'내 몸같이 남을 사랑하라'는 교훈을 실천하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자유재활원 이정우 총무는"후원물품 등 경제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장애인들이 인간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참여 프로그램의 마련이 더 좋다"며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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