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금감위원장 로비 시사

입력 2000-11-07 15:16:00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으로 구속된 정현준(鄭炫埈)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은 지난달 서울경찰청 소공동팀에서 '동방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으며 경찰조사시 전직 금감위원장을 비롯한 금감원 간부와 검찰 관계자에 대한 부분도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6일 오후 국회 정무위에 출석, '동방사건'과 관련한 증인신문 과정에서 '지난 10월 7일 고려대 선배를 통해 플라자호텔 커피숍에서 서울경찰청 소공동분실 경찰관을 만난 뒤 소동동팀 사무실로 같이 가 동방금고와 관련된 진술을 했느냐'는 한나라당 이성헌(李性憲)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정 사장은 또 '경찰진술시 정치권 인사도 거론했느냐'는 이 의원의 질문에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최고위원과 김홍일(金弘一) 의원에 관해 들은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 사장은 '(경찰조사시) 금감원의 높은 분들 얘기도 했느냐. 금감위원장도 포함되느냐'는 추궁에 "그렇다. 부원장도 얘기했으나 이름을 몰라 부원장이라고만 했다"고 말해 전직 금감위원장과 부원장 등 금감원 전.현직 간부들에 대한 로비가능성을 비쳤다.

이와 관련, 정 사장은 "이경자(李京子) 동방금고 부회장으로부터 이용근 전 금감위원장을 KDL 회장으로 영입하자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검찰에도 (로비대상이) 있기는 하지만 말하기 곤란하다"고 밝힌 뒤"신양팩토링 개업식 당시 사회자인 최병서씨가 이한동(李漢東) 총리가 축전을 보냈다고 한 말을 들었다"면서 권노갑 최고위원과 김홍일 의원 명의의 화분을 신양팩토링 개업식장에서 봤다고 진술했다.

정 사장은 또 "이경자씨로부터 권노갑 최고위원, 김홍일 의원 등 고위층을 많이 알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함께 증인으로 출석한 이경자 부회장은 "정치인들은 한 사람도 알지 못하며 정현준씨에게 '여권 실세' 관련 얘기를 한 적이 전혀 없다"면서 "신양팩토링 개업식 당시 정치인 화분도 보지 못했다"고 정현준씨의 증언을 반박했다.

이와 함께 정 사장은 "사설펀드에 가입한 정치인은 없으며 언론인과 말단 공무원까지 합치면 문제가 되는 사람은 10명 가량 된다"면서 '실명 공개' 여권 인사의 차명 가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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