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불붙은 박정희 기념관 논쟁

입력 2000-11-07 14:26:00

박정희 기념관 건립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지난 5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흉상을 강제철거하는 사태가 빚어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기념관 건립과 재임시절 그의 공과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네티즌들은 "박 전 대통령이 기념의 대상이 아닌 청산과 극복의 대상"이라는 흉상철거 시민단체들의 주장에 동조하고 나섰는가 하면, '지금은 때가 아니다'.'정치적인 목적에 악용하지 말라'며 기념관 건립에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내거나 찬성하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천리안 ID HJP400은 "박 전 대통령의 경제치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지만, 따지고 보면 오늘의 경제난국도 재벌특혜와 외자유치를 통한 외형성장에 주력해온 그 시대의 잘못된 경제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기념관 건립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MIN3058은 "차기 대통령 선거 전에 기념관을 완공한다고 영남민심이 돌아설 것 같으냐"며 "현 정권이 기념관 건립을 집권연장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COOLPOND 등 일부 네티즌들은 "정치적 목적 때문에 어려운 시기에 국민세금을 털어서는 안된다"며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더라도 경제적으로 보다 여유가 있을 때 그리고 정치적인 의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천리안 ID 오밀조밀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면면을 보더라도 그만한 지도자가 어디 있었느냐"며 "시대상황을 고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기념할 것은 기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S92SSY.LS1LA1 등은 "재임기간 동안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전직 대통령을 분간없이 싸잡아 욕해서는 안된다"며 "잘 한 것은 잘했다고 인정할 줄 아는 성숙된 자세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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