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로 있는 가운데 최근 뉴욕의 유대 박물관에서 '이슬람세계의 유대미술' 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전시회는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2천여년간 살아온 유대인들이 아랍문화와 융합된 유대미술을 선보임으로써 아랍세계와 유대인이 평화적으로 공존해왔다는 것을 보여줘 최근 긴장사태와 대비되고 있다.
아랍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유대미술의 후원자로 나선 모로코의 모하메드 6세는 전시회 자료 서문에 "이슬람의 돔 건축과 유대의 건축, 양 세계의 음악,섬유 및 타일 공예 등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발전해왔다. 이는 양 집단이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예술과 문화를 교류해왔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모로코는 유대인들이 아랍세계 속에서 그들의 정체성을 지키며 자연스레 융화돼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국가.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의 아프리카주둔 사령관이 모로코 국왕에게 유대인 리스트를 요구하자 현 모하메드 6세의 할아버지인 모하메드 5세는 "모로코에는 유대인이 없다. 단지 모로코 시민이 있을 뿐"이라고 답변한 일화도 간직하고 있다. 모로코에는 한때 25만명의 유대인이 살았으나 현재는 5~6천명 정도가 살고 있다.
내년 2월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회화,보석,의식 용구,의복,사진 등 180점 이상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유대인의 결혼을 그린 회화작품. 신랑과 신부가 입장한 가운데 아랍인 악사들이 축하음악을 연주하고 있으며 결혼식장에 참석한 이들이 지닌 보석,섬유의 무늬 등은 아랍인들과 유대인들에게 모두 중요한 생활문화로 평가되고 있어 양 세계의 화합을 나타내고 있다. 또 프랑스의 화가 들라크로와가 모로코에서 지내며 유대인들의 생활모습을 표현한 회화작품들은 스페인을 중심으로 한 남유럽 일대에 영향을 미쳤으며 유대인들의 금빛 웨딩드레스 등 생활문화가 비잔티움 미술과 북유럽 미술에 영향을 끼쳤음을 보여준다. 1516년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히브리어로 출간된 책도 눈길을 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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