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機 추락은 폐쇄활주로 진입탓

입력 2000-11-04 14:53:00

(타이베이.싱가포르AFPAPdpa연합종합) 대만의 타이베이 국제공항 이륙 중 추락했던 싱가포르 항공 여객기는 조종사 잘못으로 보수공사를 위해 폐쇄된 활주로로 들어섰다가 크레인과 충돌해 사고를 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만의 항공기 안전 조사위 중 카이 위원장은 3일 기자회견을 갖고, "조종사가 관제탑으로부터 올바른 지시를 받고도 엉뚱한 활주로로 진입해 이륙하려다 사고를 낸 것으로 블랙박스 조사 결과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블랙박스 기록에서 기장은 크레인과 처음 충돌하면서 "뭔가가 있다"고 중얼거린 것으로 드러났다.

말레이시아인인 기장 풍치콩(41)은 좌측 활주로 이용을 지시받고도 오른쪽 활주로로 진입했다. 이 활주로는 보수를 위해 폐쇄 중이었으나, 진입 구간이 열려 있었고 또 활주로에 불도 켜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심야인데다 태풍으로 인한 악천후까지 겹쳐 육안 식별이 불가능한 상태인데다 폐쇄 활주로의 레이더도 작동하지 않아 조종사나 관제탑은 잘못된 진입 사실을 알 수 없었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싱가포르 항공 사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전적으로 조종사 실수"라고 인정했다.

대만 사법당국은 살아남은 풍 기장과 다른 두 명의 조종사들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들은 근무태만죄로 최고 5년형을 선고받을 전망이다. 이 사고로 인한 지금까지의 사망자는 81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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