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우열이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선거를 불과 나흘 앞두고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실시 기관에 따라 뒤죽박죽이고, 심지어 "예언적 기능이 있다"는 몇가지 징조들 조차 오락가락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민주-공화 양측은 막판 '네거티브 광고'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징조'들의 혼란상=미국에서는 할로윈 축제의 마스크 판매량과 증권시장 다우지수가 대선 승자를 예언해 왔다고 해서 관심거리가 돼 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이 둘의 '예언'도 엇갈렸다.
지난달 31일 있었던 할로윈 축제의 마스크 판매량에서는 부시 것이 앞섰다(본지 1일자 국제면 보도). 이 지표는 1980년 선거 이후 모두 대선결과와 맞아 떨어졌으며, 이는 판매량이 민심을 반영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렇다면 이번엔 부시가 이길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그러나 또하나 지표인 다우지수는 고어의 승리를 예상했다. 10월 말의 다우지수가 7월 말보다 오르면 집권당 후보가 당선되고, 반대이면 야당 후보가 이긴다는 것이 다우의 예언. 다우지수 역시 미국인들의 감정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우의 예언과 관련해 부시 진영에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그 예언이 빗나갔던 1968년 대선이 올해 선거와 비슷한 상황이란 점. 그때도 민주당에서 현직 부통령이 출마했으며, 이번에 '부시'라는 이름이 8년만에 투표용지에 다시 등장하듯 그때 역시 1960년 대선에서 패한 닉슨이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었다. 게다가 최장기 호황이었던 점도 올해와 같다.
◇혼전의 계속=지금은 격전지 경합 주(州)들의 동향이 가장 주목되는 것이지만, 그곳들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여전히 들쭉날쭉이다. 이때문에 투자자.로비스트.벤처기업가 등도 지지후보 결정에 고심하고 있다.
선거인단이 25명으로 경합주 중 가장 많은 플로리다 경우 지난 1일 공개된 MSNBC-로이터통신 지지율 조사에서는 고어가 12%p차로 앞섰다. 그러나 LA타임스 조사에선 부시가 48%로 4%p 차로 앞섰다. 이곳은 부시 후보의 동생이 주지사로 있는 곳. 고어는 이곳으로 가 표 굳히기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경합주 중 두번째로 선거인단이 많은 펜실베이니아(23명) 지지율도 LA타임스는 부시(47%대 45%)가, MSMBC-로이터는 고어(46%대 42%)가 앞선 것으로 판정했다.
미네소타(10명)는 공화당이 지난 28년간 선거에서 한번도 이겨본 적 없는 곳이지만 이번엔 지지율이 사실상 동률로 나와, 부시가 지금 그곳 공략에 매달리고 있다일리노이.아칸소.미시간.미주리.테네시 등 나머지 경합주에서도 두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한편 AP통신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0% 가량이 "누가 이기든 별로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 경제문제가 당락의 큰 요인은 아닌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 분야에서 고어가 더 잘 할 것이라는 응답자는 31%, 부시가 더 부강하게 할 것이란 응답자는 22%였다.
◇흠집내기 광고 집중=상황이 막바지로 들어선 뒤 양측은 이번 주말쯤부터 상대방을 깎아 내리는 광고에 주력키로 했다. 고어는 부시의 자질 문제를 정면 공격하는 광고를 내 보낼 계획이고, 부시는 고어의 정직성을 모질게 비판하는 새 광고를 방송하기 시작했다. 이 두 가지는 두 후보에 대해 국민들이 가장 못미더워 하는 약점이다.
외신종합=국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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