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감독 귀국 인터뷰

입력 2000-11-02 00:00:00

"최선을 다하고도 죄인취급을 받게 된 것이 안타깝습니다"3위로 레바논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안컵축구대회를 마치고 1일 선수단과 입국한 허정무대표팀감독은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대표팀에 쏟아진 언론의 비판에 대해서는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허감독은 이목이 쏠리고 있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이미 지난달 임기가 만료된 만큼 나는 뭐라 말할 처지가 아니며 협회의 소관이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했다.다음은 허정무감독과의 일문일답.

-대회에 대한 총평은

▲최강으로 지목되던 이란을 꺾고도 사우디에 발목이 잡혀 우승을 못한 것이 아쉽다. 경기야 이길 수도 질수도 있는 것 아닌가.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펼쳤고 그렇게 거둔 성적에 만족한다. 시드니에서 뛰었던 어린 선수들이 이번대회에서도 주축으로 활약, 2년 뒤 월드컵에서 한국팀을 이끌 주역으로 성장했음을 보고 보람을 느낀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우리 선수들이 태클과 몸싸움에서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대표팀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데

▲2년전 최약체로 평가받던 올림픽대표팀을 맡았고 올림픽에서 2승을 거둘만큼 전력이 향상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쏟아지고 있는 비난은 상당부분 인신공격성이며 무책임한 면이 많다. 정작 한국축구를 위해 나서야 할때는 침묵하던 사람들이 지금와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납득하지 못하겠다. 올림픽 8강도 이루지 못하고 도망치듯 떠난 외국인감독이 후임감독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외국감독이든 국내감독이든 책임을 갖고 꼭 집어서 추천하기 바란다.

-축구협회의 행정도 구설수에 올랐는데

▲협회의 지원은 충분했다. 선수선발을 둘러싸고 협회내부에 지연·학연 등이 작용한다는 일부의 보도에 대해서는 분노를 느낀다.

-일본축구의 성장에 대해

▲이미 20년전부터 초·중·고교 경기에서 일본은 우리를 이겨왔다. 앞으로 일본과는 경쟁자로서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한다. 일본을 다시 따라잡기 위해선 장·단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본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