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준게이트'의 각종 의혹을 풀어줄 핵심인 장래찬 전 금감원 비은행검사1국장이 잠적한지 8일만에 자살함에 따라 검찰수사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경제개혁의 중심인 금감원의 도덕성 문제가 걸려있고 정계로비의혹까지 제기된 국민적 의혹사건인 점을 감안, 검찰은 당초 수사의지대로 밀고 나가야한다는 점을 우선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장씨 유서를 액면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장씨의 범죄는 '내부자거래'정도의 혐의로 하찮은것에 해당된다. 이런 상황인데 그가 자살까지 할 이유가 과연 있겠느냐는 의문이 생긴다. 그래서 검찰도 장씨의 자살동기치곤 너무 황당한 것으로 일단 보고 장씨가 검찰에 출두해서 입을 열어서는 안되는 '뭔가'가 있기때문에 그것을 원천봉쇄하는 의미가 강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
사실 검찰이 장씨의 죽음으로 수사에 애로를 겪는 건 현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검찰이 당초 수사의지를 꺾거나 수사의 강도나 그 폭을 줄여서는 안된다는 점을 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따지고 보면 검찰이 장씨가 잠적한 직후부터 그의 검거에 전력을 쏟았다면 충분히 검거할수도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때 왜 그의 검거에 소극적이었나 하는 의구심도 드는 게 사실이다.
잠적중에도 그의 가족(장씨의 형)이나 금감원 간부와 통화를 하면서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 쓰는 것 같다"는 말을 하는데도 검찰이 그를 검거 못했다는 건 어떤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장씨가 이번 사건의 핵심의혹인 금감원의 로비실체, 정계인사들의 개입여부 등을 밝혀 줄 '열쇠역할'인건 검찰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터가 아닌가. 따라서 검찰이 장씨의 자살로 수사애로를 겪는건 어떤 의미에선 '자업자득'인 점을 스스로 인식, 다소 우회하는 한이 있더라도 당초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벌써 검찰에 소환된 금감원직원 등이 장씨에게 모든 걸 떠넘기는 기미가 엿보이는 등 자칫 일부 의혹을 규명하기가 곤란하다는 식의 발언이 검찰주변에서 나오고 있다는 건 극히 바람직스럽지 못한 예단이다.
특히 정계인사개입여부에 대한 검찰의 태도가 다소 휘어지는 듯한 기미를 보이는 것도 대단히 실망스럽다. 다시한번 강조하거니와 검찰이 풀어야할 의혹은 금감원의 어느 선까지 로비를 받았는지, 정치인들의 개입실체, 불법대출자금의 사용처 등이다. 정씨의 자살을 핑계로 그 어느것 하나라도 규명에 소극적이라면 검찰수사자체가 불신을 받는다는 사실을 검찰은 직시, 검찰력을 배가(倍加), 앞만보고 질주하길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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