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리즘 살릴 수 있을까

입력 2000-11-01 14:06:00

대구가 낳은 천재화가 이인성을 기리는 '이인성 미술상'(대구시 주최.대구미협 주관) 첫 수상자 선정작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31일까지 추천위원회를 통한 수상자 후보 추천을 끝내고 이달 11.12일쯤 심사위원을 위촉, 15일쯤 수상자를 발표하고 25일 시상식을 갖는다. 지난달 30일 현재 추천된 후보는 10명. 수상자에게는 1천만원의 창작지원금이 주어지며 내년 제2회 수상자 시상식때 초대전이 마련된다.

수상자 선정이 임박하면서 대구미술계에서는 '이인성 미술상'에 대한 분명한 성격 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작가 이름을 딴 상이니만큼 이인성의 작품세계와 예술성, 삶 등을 조명, 그에 걸맞는 수상자가 선정될 수 있도록 이 상의 성격을 정립해야만 상 제정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인성 미술상' 수상자 선정과 관련, 운영위원회(위원장 정점식)는 연령.지역 제한없이 창의적이고 뛰어난 작품활동을 한 국내 미술가를 대상으로 하되 회화부문에 한정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 관련, 평론가인 계명대 미대 권원순 교수는 "이인성은 천재성을 갖춘 화가이지만 자신의 독자적 작품세계를 구축하기전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인물"이라며 "그의 작품 경향을 오늘의 맥락에 맞춘다면 한국화부문을 포함시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며, 새로운 경향의 구상미술을 추구하는 작가가 수상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맥향화랑 김태수 대표는 "이인성은 도쿄(東京)에서 미술공부를 했지만 그에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인상파 화가들의 화풍을 두루 소화, 나름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한 화가로 로컬리즘으로 표현될 수 있는 향토색 짙은 작품을 추구했다"며 "그의 작가 정신을 살릴 수 있는 수상자를 선정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들의 의견 중 공통분모는 '이인성 미술상'의 권위와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것. 미술상의 성격을 명확하게 정립함으로써 이인성을 추모하는 의미를 살리고, 다른 상과 차별화함으로써 대구의 대표적 미술상으로서 권위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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