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노동조합이 처음으로 등장한 지역은 영국으로 꼽는다. 고전적 자본주의가 가장 먼저 태동한 영국에서 노동조합의 자유로운 활동을 공인하기 시작한 것은 1824년 무렵이라고 한다. 따라서 세계노동조합의 역사는 150년 정도이다. 태동 즈음의 영국노동조합의 성향은 파괴적이거나 정치적인 색채가 짙은 활동이 주류였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차츰 노동자들은 정치적 혁명운동이나 기계에 대한 파괴활동만으로는 자신들의 소득확보 등 생활개선이 이루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비로소 대중조직으로 노동조합이 자리매김한다. 우리나라 노동조합운동 역사는 3.1운동 이후라는 것이 정설로 돼있다. 1920년 '조선노동공제회'가 결성되고 45년 11월 조선노동조합 전국평의회, 46년 대한독립촉성노동총연맹이 등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정부수립후 53년 노동관계법의 개정으로 이때부터 노동조합운동은 법적으로 지위를 부여받았으나 활동범위는 여전히 제한을 받았다. 어쨌든 90년대 중반까지 노조운동은 육체적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것이 우리나라의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전국 국.공립대학 및 사립대학 교수들이 추진하고 있는 '교수노조'는 우리나라 노조운동의 새로운 변화로 분석된다. 민교협 교수노조 추진 기획단이 내년 3월 사상최초로 교수노조를 출범시키려는 주된 목적은 연봉제 전면실시 등에 따른 교수들의 근로조건 개선이다. '학교 현장에서 근무하는 전문직 종사자로서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올바른 방향제시'도 결성의 목적으로 삼는다. 교수들의 안정된 지위와 신분보장없이는 학문의 정상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노조결성 움직임의 배경으로 볼 수 있다. 사실 교수들의 노조가입은 노동조합법 등 실정법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교수들이 노조결성 설립서를 제출한다고 해도 설립허가는 당장 나지 않을 것이지만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 학문의 전당인 대학교가 단순한 노.사 관계라는 양극구도의 대립지경에 빠질 수 있다는 국민들의 염려도 있다. 최고지성의 집단의 교수들이 쟁의.쟁의행위까지 가능한 노조를 결성했을 경우 국민들의 반응은 어떤 것일까.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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