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뉴욕 시민들도 이날 만큼은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의 유격수 데릭 지터(26)를 진정한 '뉴욕의 왕'으로 받아들였다.
27일(한국시간) 열린 5차전에서 지터는 1대2로 뒤진 6회 솔로 홈런을 쏘아올려 양키스가 이날 경기를 4대2로 승리하고 커미셔너스트로피를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날 열린 4차전에서도 1회초 솔로 홈런을 뿜어내 팀을 승리로 이끈 지터는 월드시리즈 5경기에서 탄탄한 수비와 함께 0.409라는 고감도 타율로 팀 공격의 선봉장역할을 다한 공로를 인정받아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까지 선정됐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지터는 92년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양키스에 지명된 후 한번도 줄무늬 유니폼을 벗어본 적이 없는 정통 '양키스맨'.95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지터는 실질적인 데뷔해인 96년 0.314의 타율과 104타점을 기록하며 18년만에 양키스를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다.
단숨에 명문 양키스 구단의 공격과 수비의 핵으로 떠오른 지터는 98년과 99년에도 팀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시키며 빅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자리잡게 된다.
올 시즌에도 0.339의 타율과 119타점으로 변치않는 활약을 펼친 지터는 지난 7월 애틀랜타에서 열린 '별들의 전쟁' 올스타전에서도 MVP에 오른 선수.
잘생긴 외모 덕에 인기 여가수 머라이어 캐리와 염문을 뿌리는 등 '미국의 연인'이라고까지 불리우는 지터의 다섯손가락에는 벌써 4개의 우승반지가 끼워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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