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실시된 영천시장보궐선거에서 무소속 박진규(59)후보가 당선됐다.
박후보는 총투표자 4만5천453명, 유효투표수 4만4천908표중 37%인 1만6천627표를 얻어 1만5천800(35.2%)를 얻은 한나라당 조규채(59)후보를 827표차로 누르고 제3대 민선영천시장에 당선됐다.
민주당 김준영(60)후보는 1만915표(24.3%)로 3위, 무소속 이남희(48)후보는 1천566표(3.5%)를 얻어 4위를 차지했다.
영천지역의 역대선거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49.9%)를 보인 이날 선거의 개표는 초반 600~800여표차로 앞서가던 박 후보가 막판에 조후보에게 400여표차로 역전당했으나 박후보의 출신지역인 신녕면에서 몰표에 가까운 표가 쏟아져 재역전하는 등 선거 막바지까지 손에 땀을 쥐게하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박 당선자는 27일 오전7시30분 영천시 마현산공원충혼탑참배후 10시30분 시민회관에서 취임식을 했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박진규씨는 한편 『이번 선거는 영천시민의 승리』라며 선거기간중 거대정당들의 온갖 공세에도 불구하고 무소속 출마한 자신을 시장으로 뽑아준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박당선자는 시장으로 취임하면 깨끗하고 정직하게, 투명한 시정을 이끌고 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공직풍토조성, 선거로 인해 흩어진 시민들의 화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당선자는 이번 선거를 통해 지방자치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된 만큼 9백여명의 시직원들과 뜻을 모아 시민들의 심부름꾼으로서, 시민들에게 최선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잘사는 영천발전을 위해 있는 힘을 아끼지않겠다고 말했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정당보다 인물 택한 영천시민들,한나라당 상처, 씨족몰표 폐단도
26일 영천시장보궐선거가 무소속 박진규후보의 당선으로 판가름 난 것은 영천시민들이 시장감으로는 정당보다는 인물을 선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비록 827표라는 근소한 표차이기는 하지만 조직과 자금력에서 절대열세인 무소속후보가 강력한 한나라당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이번 투표결과는 또한 그동안 경북지역을 자신들의 텃밭으로 간주해온 한나라당에 뼈아픈 상처를 안겼다.
이번 영천시장 투표결과로만 미뤄보면 경북지역의 한나라당지지는 지역민들이 한나라당을 절대적으로 선호한다기보다는 뿌리깊은 반DJ정서로 인해 한나라당이 반사적 이익을 얻은것을 입증한 것이라는 분석이어서 200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에 경각심을 안겨줄것으로 보인다.
또 기초자치단체장선거에 정당공천이 오히려 자치행정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풀뿌리자치행정을 정치에 오염되게한다는 여론도 정당 보다는 인물론을 앞세운 무소속후보의 당선에 크게 작용했기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의 대체적인 표흐름이 농촌지역은 한나라당지지도가 높은 반면 여론주도층이 많은 시내지역은 무소속이 우세했다. 전체투표율이 50%를 밑돌만큼 저조한 것도 한나라당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1천명에 가까운 인원에 투표율이 높고 여론전파력 또한 막강한 영천시청 공무원들의 상당수가 무소속 박진규후보를 지지한 것이 박후보의 당선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것으로 박후보측은 판단하고 있다.
반DJ정서가 강한 이지역에서 민주당 김준영후보도 1만915표(득표율 24.3%)를 얻는 등 선전한 것은 낙후된 지역의 발전을 갈망하는 시민들의 욕구 또한 상당히 강했음을 입증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 선거결과는 또 영천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하면서 한나라당 경북도지부위원장을 지내고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고있는 박헌기 국회의원에게도 앞으로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영천시민들은 각 정당의 정치공세에 따라가지 않고 농사가 주수입원인 영천지역의 시장으로 농정전문가를 자처하면서 20여년 행정경력을 갖춘 박후보에게 시행정을 맡긴것으로 풀이되고 있다.박진규당선자도 이같은 여론을 의식, 농정발전에 주력할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후보자의 출신지역별로 몰표가 쏟아지고 뿌리깊은 씨족선거의 폐단이 이번 선거전에서도 어김없이 큰 위력을 발휘한 것은 올바른 자치행정의 정착을 위해서는 반드시 시정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영천보선 결과 여.야 입장,한나라-'여건 나빴다', 민주-'절반의 승리'
10.26 영천시장 선거결과를 놓고 지역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희비가 엇갈렸다. 의미와 결과에 대한 해석도 서로 달랐다.
한나라당 경북도지부는 비록 아쉽게 패했지만 선거 초반 낮은 후보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접전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을 한나라당에 대한 여전히 두터운 지역정서 덕분으로 해석했다.
도지부의 한 관계자는 27일 "가장 큰 패인은 낮은 투표율이었다"며 50%만 넘었서도 낙승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한나라당의 지지기반 붕괴라는 등의 확대해석은 맞지 않다"며 "공천에서부터 투표율까지 주변 여건이 좋지 않았던 것일 뿐"이라고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했다.
반면 민주당은 비록 자당 후보가 낙선은 했지만 한나라당 후보가 떨어지고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데 대해 '절반의 승리'라고 반기는 분위기다.
민주당 경북도지부는 이날 논평에서 "지역정가에 잔잔한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며 "이제 '묻지마 한나라당'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해석했다.
논평은 이어 "이제는 오직 지역정서만을 무기로 선거전을 치르는 구시대적 폐단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야는 소지역주의 경향을 나타낸 투표성향에 대한 우려는 함께 표시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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