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호텔의 천적은 '노동부?'

입력 2000-10-26 13:07:00

『괜히 우리 동네로 이사와서는…』, 『불경기에 이만한 구세주가 또 있을까?』 포항지방노동사무소가 북구 죽도동에서 지난 16일 남구 대잠동으로 옮긴뒤 신청사 주변 상인들간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노동부 신청사 주변은 포항의 신흥 환락가. 청사 정문에서 4∼5개의 러브호텔 현관이 그대로 보이고 그 옆엔 안마시술소도 있다. 또 지근거리에 룸싸롱과 단란주점도 여럿이다.

그 한가운데에 포항뿐 아니라 경주, 영덕, 울진 등지서 적게는 하루에 200∼300명, 춘투시즌과 명절밑 등 노동관련 민원이 폭주할때는 1천명 이상의 시민이 몰리는 노동부가 들어섰으니 음지지향적인 유흥·환락업종의 영업기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된 것.

모여관 업주는 『가뜩이나 어려운 판에 주변에 관공서까지 입주, 장사를 망치게 됐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공단업체 간부 모씨는 『노동부 옆에 가서 논다는게 부담스럽지 않겠는가』라고 반문, 이들 업소의 우려가 노파심이 아님을 드러냈다.

반면 주변 식당·다방 업주들은 『무조건 사람이 들끓어야 장사가 되고, 특히 짧은 시간에 일이 끝나기 어려운 노동관련 업무를 챙기는 곳이니 영업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하는 가운데, 일부 업소는 노동부 직원에 한해 음식값을 할인해주는 등 손님끌기에 나섰다.

노동사무소 관계자는 『민원인 편의를 위해 넓고 깨끗한 곳으로 이사를 했는데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며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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