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금감원 국감

입력 2000-10-26 00:00:00

국회 정무위의 25일 금감위.금감원에 대한 이틀째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이운영 전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장, 김진만 한빛은행장, 이수길 한빛은행 부행장, 신창섭 전 한빛은행 관악지점장 등 '한빛은행 불법 대출 사건'과 관련한 증인 12명을 출석시켜 불법대출 외압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날 정무위의 국정감사장은 '한빛은행 사건' 관련자들이 모두 출석함에 따라 마치 국정조사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심문의 초점은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 '권력실세'의 외압 여부 △이운영씨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비호' 여부 △이수길 부행장의 불법대출개입 여부 △신창섭 전 관악지점장의 불법대출 동기 △불법대출금의 사용처 △한빛은행 자체 감사시 불법대출을 밝혀내지 못한 이유 등에 모아졌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이운영씨 등을 상대로 불법대출에 권력의 실세가 개입됐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으면서 '배후 의혹'을 제기한 반면, 여당의원들은 한나라당과 국사모(국가를 사랑하는 모임)의 이운영씨 '비호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작전을 펼쳤다.

여야 의원들은 초반부터 치열한 기싸움을 펼쳤다.

민주당 조재환 의원은 증인 심문에 앞서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이 이운영씨의 변호인이자 이씨를 비호한 의혹이 있다"면서 엄 의원의 '제척'을 요구했고,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강력히 반발, 정회소동이 빚어졌다.

특히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도종태 전 한빛은행 검사실장을 상대로 "은행 고위층으로부터 관악지점을 잘 봐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묻는 등 이수길 부행장 등의 개입 의혹을 추궁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밖에 임진출 의원도 이수길 부행장에게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의 친척으로 실세보다는 높은 '특세'로 불린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으며, 서상섭 의원 등도 박지원 전 장관의 외압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조재환 의원은 이운영씨에 대해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이 기자들에게 스스로 증인의 배후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면서 "이번 대출외압 사건은 결국 '국사모'가 기획.연출하고 한나라당이 후원해서 증인이 실행한 '정치공작'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같은 당 김원길 의원도 "이번 사건은 불법대출 사건이 아니라 은행권과 아크월드사 관계자가 공모한 금융사기 사건"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야당측의 '권력 배후 의혹'을 우회적으로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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