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국세청 국감전말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대구지방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 전날인 19일 오후부터 20일 오전까지 대구지방국세청과 여·야 의원들은 관련자료를 언론에 공개하기 시작했다. 많은 자료 중 가장 관심을 끈 내용은 대구지방국세청이 올들어 8월말까지 거둬들인 세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1%나 증가했다는 것이었다. 세수실적이 2조3천2 3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7천460억원에 비해 5천779억원 늘었다고 대구지방국세청은 국감자료에서 밝혔다. 특히 기업들로부터 거둬들인 법인세가 지난해 2천910억원에서 올해 8천192억원으로 5천282억원, 181.5%나 증가한 데 대해 지역경기 실상을 아는 이라면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국회의원들이 언론사에 보낸 자료에도 대구지방국세청의 세수증가에 대한 내용이 압 도적으로 많았다. 의원들은 세수가 전년대비 33.1%나 증가한 것은 대구·경북지역 경 제회복에 따른 결과라기보다 지역의 어려움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징세활동의 결과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99년 총 납세액 대비 2000년 1∼6월 납세액 비율에서도 부산청이 83.5%로 가장 높은 데 이어 대구청이 73%로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매일신문은 20일 오전 대구지방국세청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세수증가, 특히 기업들이 낸 법인세가 큰 폭 증가한 이유를 물었고 직원은 "포항제철이 신세기통신 주식처분에 따른 특별이익 발생으로 법인세 2천643억원을 납부, 법인세가 늘었다"고 밝혔다. 기자가 "나머지 2천600여억원은 다른 기업들이 더 낸 법인세가 맞느냐"고 재차 물었고, 직원은 "그렇다. 다른 기업들도 구조조정 결과 수익성이 좋아져 법인 세가 늘었다"고 말했다.
▲ 국세청의 해명
대구지방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6, 7명의 의원들이 앞다퉈 세수증가 이유를 따져 물었다. 이에 이동훈 대구지방국세청장은 박종근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8월말 현재 세수실적은 2조3천23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5천779억원, 33.1% 증가했다"고 시인한 뒤 "하지만 세수증가요인 중 포항제철의 특별이익으로 발생한 법인세 2천643억원 증가를 감안하면 금년도 세수는 전년도보다 18% 증가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구지방국세청은 강숙자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는 포항제철의 법인세 자납 증가 1천950억원, 부가가치세 환급감소 2천298억원 등 4천511억원을 감안하면 1천64억 원, 5.4% 증가한 수준으로 전국 세수실적 증가율 10.9%보다 낮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구지방국세청 징세과장이 24일 매일신문에 보낸 자료에는 대구청의 금년도 세수 증가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9% 증가해 8월말까지의 전국 평균증가율 28.9%보다 미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세청 해명의 문제점
무엇보다 대구지방국세청이 내놓은 자료가 들쭉날쭉해 신빙성이 결여돼 있다. 대구청의 세수증가율은 차치하더라도 전국의 세수실적 증가율이 국감자료에는 10.9%, 매일신문에 보낸 자료에는 28.9%로 엄청난 편차를 보이고 있다. 대구지방국세청의 세수증가율 역시 18%, 5.4%, 6.9%로 자료마다 다르다. '숫자에 강한' 대구지방국세청이 국회의원과 언론을 상대로 숫자놀음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드 는 것은 이 때문이다. 25일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다시 한번 대구지방국세청의 세수실적 증가가 여론 의 도마위에 올랐다. 이상득 의원은 국세청 자료을 인용, 대구지방국세청의 세수실적이 98년 1조7천821억원, 99년 2조3천396억원, 올들어 6월까지는 1조7천72억원 으로 증가추 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구지방국세청이 거둬들인 법인세가 98년 1천956억원, 99년 4천610억원, 올해 6월까지는 6천19억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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