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문화학술회의 '사이버 시대 문화에 관한 아시아.유럽 포럼'이 23~25일 경주현대호텔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0조직위와 아시아.유럽 재단의 공동주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사이버시대의 문화'를 주제로 프랑스의 문명비평가인 기 소르망(56)을 비롯, ASEM 회원국의 문화각료와 석학, 언론인, 사이버문화전문가 등 모두 4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이들은 특별강연(2명)과 기조발표(9명) 및 다양한 토론을 통해 앞으로 전개될 사이버 문화의 실상과 제반 문제점을 점검하고 회원국 상호간의 문화교류와 협력방안을 모색할 예정. 특히 이번 아시아.유럽 포럼은 참가자들이 사이버 문화의 확산에따른 21세기 ASEM 회원국간의 새로운 '가상연대' 형성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세계적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제발표를 하고 질의, 토론을 벌인다는 점에서 21세기의 신조류로 자리잡고 있는 사이버 문화에 대한 세계적 석학들의 인식과 견해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
핀란드 교육문화부 장관 수비 린덴과 싱가포르의 정보예술부 장관 데이비드 림 틱 엔은 23일 오후2시 개회식에 이어 특별강연자로 나선다. 이어 제1주제 '사이버 문화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주제발표 및 토론이 같은 날 열리고, 24일엔 제2주제 '사이버문화와 글로벌리제이션', 제3주제 '사이버 문화와 새로운 공동체', 제4주제 '사이버시대의 아시아겴??문화교류'에 대한 주제 발표 및 질의 토론이 이어진다. 첫날 제1주제를 두고서는 프랑스의 세계적 문명비평가이자 파리정치대학원 교수인 기 소르망과 서울대 사회학과 김경동 교수가 연사로 나선다. 기 소르망은 기조발표 '디지털 격차'를 통해 디지털 격차의 개념과 의미, 격차 좁히기,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등에 대한 견해를 제시한다. 그는 "고유의 문화는 언어의 번역과정에서 언제나 상실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ASEM 국가들은 영어가 아니라 모국어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다양성을 지킬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을 연구하는데 투자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김경동교수는 문명론적 관점에서의 '교양을 갖춘 사이버 문화를 향하여'에 대해 발표한다. 사이버 문화를 좀더 교양있게 만드는 작업에 대해 다양한 문명적 배경을 가진 ASEM회원국들이 진지한 논의에 나서줄 것을 주문한다.
제2주제 '사이버문화와 글로벌리제이션'을 두고서는 런던대 버크벡칼리지 학장 티모시 오쉐이교수가 '신기술이 학습 효과 증진에 미치는 영향'을, 태국 국립 문화위원회 부위원장 차크라롯 차트라봉스가 '사이버 스페이스에 나타나는 타이 문화: 신화인가? 가상 현실인가?'에 대해 기조 발표를 한다.
오쉐이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정보겾戮흟기술의 통합이 가져올 15가지의 주요한 학습 증진 효과에 대해 다룬다. 이 가운데는 정보.통신.기술 통합이 학생들을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기, 새로운 공동 학습 형식의 지원, 자기 반성의 촉진, 특별 교육의 실시, 추상적 사상(事象:사실과 현상)의 시각화, 추상적 개념을 직접 다룰 수 있는 도구의 제공 등이 포함된다.이 주제에 대해서는 당초 일본 문부성 히로시 이노세 국립정보학연구소장이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11일 타계하는 바람에 계획이 변경됐다.
제3주제 '사이버 문화와 새로운 공동체'의 기조발표자로는 중국 국제경제컨설턴트 협회 부회장 샤오슈까오와 이탈리아 제노바대 문학부교수 로베르토 펠레레이가 선정됐다. 샤오슈 까오는 '중국에서의 인터넷 문화'에 대한 발표에서 중국의 웹사용자가 2005년 4천만명, 2010년엔 1억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사이버 세대의 성장에 따라 인터넷 문화의 부상도 당연시해야할 결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펠레레이 교수는 '국제적 의사소통에 관해서'란 발표를 통해 "국제 통신 체계는 의사소통의 도구일뿐 내용은 아니다"며 "수단을 내용과 바꾸려 한다면 그것은 중대한 오류"라고 지적하고 있다. 웹과 같은 원거리 통신수단을 지나치게 찬양하는 나머지 의사소통의 내용을 등한시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4주제 '사이버시대의 아시아.유럽 문화교류' 에 대해서는 버나드 틴국립싱가포르대 정보학과 교수와 덴마크의 노르딕 서머대 이사장 토올스 다인 요한샌이나선다.
버나드 탄은 '인터넷은 문화를 분열시킬 것인가?'란 기조연설에서 '인터넷이 하나의 지구촌을 형성할 지 아니면 사이버 분열을 가져올 지 현재로서는 명확하지 않다'고 분석하고 "사회나 국가에 대한 인터넷의 영향이 너무 깊숙이 자리잡아 이를 변화시키기에 너무 늦어버리는 일이 생기기전에 대비책을 세워야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들 발표엔 한국의 허권 유네스코 한국지부 문화팀장,이해두 대구대 정치철학과 교수를 비롯 벨기에의 에릭 테머만 유루이트 예술원장, 덴마크의 세느 얼고우 덴마크 방송공사 대표 앵커, 독일의 토비아스 베르거 쿤스탈레박물관 큐레이터, 등 20여명의 문화전문가들이 토론자로 참가해 주제발표자들과 열띤 토론을 벌인다.성시정 경주엑스포조직위 연구기획팀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새로운 문화비전을 조명할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즉시성과 탈공간성이라는 속성을 지닌 사이버 문화를 통해 회원국간의 가상연대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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