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치료 등 각종 민간요법에 의존해 치료를 받던 환자들의 병세가 오히려 악화되거나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기치료 등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으로 치료받다 피해를 당해도 민간요법 치료에 따른 병세 악화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처벌이 힘든 형편이다.
지난해 12월 신장병 판정을 받고 병원에서 수개월간 치료를 받은 최모(66.북구 고성동)씨는 병세가 호전되지 않자 지난달 중순 대구시내 기치료실을 찾았다. 최씨는 이곳에서 2주일간 '송염(죽염)'을 복용하고 지압 등 기치료를 받다 혼수상태에 빠진 뒤 지난 11일 숨졌다.
최씨의 부인은 "의사가 혈액 투석만 받으면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했으나 남편이 기치료를 받은 뒤 매일 밤 숨이 차 잠을 못이룰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기치료업자 이모(51)씨는 "최씨를 회복시키기위해 소금을 1천도 온도에서 9번 구운 송염을 건강식품으로 복용시켰을 뿐"이라며 "지압이나 발가락운동으로 몸의 엉킨 기를 풀어주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신경질환을 앓고있는 이모(57.수성구 상동)씨도 기를 불어 넣었다는 시계와 요, 1000℃에서 열번 구웠다는 죽염, 솔잎과 은행잎으로 만들었다는 '활력소' 등 800만원 어치의 건강식품과 물품을 구입, 2년반 동안 치료에 공을 들였으나 병세가 악화돼 결국 치료를 그만두었다.
김모(54.여.남구 대명동)씨도 91년부터 파킨슨병으로 고생하다 지난 96년 모종교단체 소속 기수련자로부터 계속 치료를 받아왔다. 김씨는 종교단체의 수련원에서 제사를 지내는 비용, 신전 건축비, 신비의 생수 구입비 등 수천만원의 헌금을 냈으나 병세가 호전되지 않고 있다.
동산의료원 내과의 한 전문의는 "신장병 환자에게 죽염을 먹인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고혈압, 신장병 환자중에 기치료 등 민간요법으로 치료를 받다 상태가 악화돼 다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정상적인 치료로 치유되기 힘든 환자들이 민간요법에 의존하고 있어 무면허 의료행위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단속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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