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老人이기기-DHEA 호르몬의 신비

입력 2000-10-17 14:21:00

늙고 병든 70대 노인을 20대 청춘으로 바꿔 놓는 기적의 회춘제를 개발하는 것은 가능할까? 1995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프랑스 연구팀이 퇴행성 질환 등 노년기의 장애를 덜어 주는 항노화제를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항노화제 개발의 주역은 프랑스 에티에네 에밀레 바울리우 박사. 그는 "이 약의 주성분은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DHEA'와, 또 다른 혈류에서 발견되는 'DHEAs'"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생명을 연장해 준다기 보다는 노년기의 고통과 불편을 없애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DHEA는 기적의 회춘약?

DHEA(Dehydroepiandnosterone)는 인체내 부신에서 생산되는 생식 호르몬의 하나. 1934년에 처음 알려진 후 건강장수에 효과 있다는 수많은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1994년 미국에서 중년의 지원자들에게 3개월 동안 밤마다 50mg의 DHEA를 복용시켰을 때 나타난 결과도 놀라왔다. 육체적 심리적 안정감이 생겼고 무엇보다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기분도 훨씬 좋아지고, 긴장이 이완되며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도 훨씬 커졌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DHEA를 '기적의 회춘약'이라고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DHEA가 수명을 좌우?

DHEA는 남성의 몸에서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으로 바뀌고, 여성의 체내에서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으로 바뀐다. 그래서 학자들은 DHEA를 '모든 호로몬의 어머니'라고 불러 왔다.

이 호르몬의 생산은 25세에 절정에 달한 뒤 나이가 들면서 점차 줄어 85세가 되면 절정기의 5% 이하로 줄어든다. 인간의 노화와 수명이 DHEA의 분비와 비례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부분. 원숭이나 침팬치의 수명이 DHEA 분비 기간과 비례한다는 사실도 밝혀져, DHEA가 동물의 수명을 좌우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그러나 노화의 결과로 이 호르몬이 감소했는지, 아니면 이 호르몬의 감소가 노화를 초래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암도 예방

사람의 몸은 콜레스테롤로부터 하루 1~2mg 정도의 DHEA와 10~15mg의 DHEAs를 만들어 낸다. 신체의 많은 부분이 DHEAs를 만들어 내지만, 거의 대부분은 콩팥 위에 있는 부신에서 만들어지며 혈액을 통해 온몸으로 퍼진다.

DHEA가 감소하면 노화가 오는데, 이것을 '부신성 갱년기'(adreno-pause)라 부른다. 많은 학자들은 이 시기에 DHEA를 보충해 주면 노화를 늦출 수 있다고 믿고 있다DHEA의 중요한 작용 중 하나는 우리 몸이 세균과 박테리아에 대항해 싸우는 힘인 면역기능을 개선하는 것이다. 비뇨기계, 대장, 그리고 폐에서 발생하는 암에 대해 DHEA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DHEA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려 동맥경화로 인한 심장질환도 억제한다.

◇부작용은 조심해야

건강식품으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DHEA는 멕시코에서 재배되는 얌(야생 고구마)에 있는 다이오스제닌이라는 성분으로 만든 것이다. 기분 호전, 에너지 증가, 성적욕구 및 기능 증가, 면역체계 보강, 심장병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피부에 기름기나 여드름이 많아지고, 자극에 과민성 반응을 나타낸다. 여성의 경우 얼굴 솜털이 짙어지거나 성격이 거칠어 질 수 있다.

노화나 갱년기 증상이 있다고 해서 스스로 판단해 복용해서는 안된다. 의사의 진단과 금기 사항을 확인한 후 복용해야 한다. 장기간 복용할 경우 고혈압·당뇨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계명의대 가정의학과 dhkim@dsmc.or.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