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國 정상 '외교올림픽'韓國 국제위상 제고 전기

입력 2000-10-16 15:04:00

'외교 올림픽'이라 불리는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서울 개최는 우리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다자간 정상외교 행사로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위상제고에 획기적 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남북화해.협력 분위기가 크게 진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 선언'이 채택될 예정이어서 남북 화해.협력에 대한 국제적 지지가 더욱 공고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인권과 민주화, 남북 화해.협력의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 수상결정이 이뤄진 직후 열리는 이번 다자간 정상회의는 사실상 김대통령의 수상을 축하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ASEM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중심의 국가간 협력 및 유럽.북미간 신대서양 협력 추진 등 지역간 협력이 적극화되고 있는데 따라 아시아-유럽간 관계 강화의 필요성에 의해 생긴 두 지역간 유일한 지역협의체 성격을 띠고 있다.

전세계 GDP(국내총생산)의 48.9%인 14조8천338억달러, 세계 교역량의 55.2%인 6조3천263억달러를 차지하는 두 지역의 경제 규모로 볼때 올해 3차 회의를 갖게된 신생 지역협력체지만 향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5일 "96년 방콕에서 열린 제1차 ASEM 정상회의는 ASEM을 출범시키면서 포괄적 협력방안이 논의됐고 2년뒤 런던에서 열린 제2차 ASEM 정상회의에서는 때마침 불어닥친 아시아 금융위기가 거의 모든 논의의 초점이 됐다"며 "우리정부가 의장국이 되는 이번 서울 ASEM 정상회의는 따라서 ASEM이 본 궤도에 진입하도록 하는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2차 ASEM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ASEM 헌장의 성격을 갖고 있는 AECF(아시아.유럽 협력체제)를 일부 수정, 채택하게 될 이번 회의에서는 정치.안보 분야에서 이 지역의 안보와 유엔의 역할 강화, 군축.핵비확산 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지식 정보화 및 과학기술 협력, 경제위기 재발방지 협력, 석유등 에너지 공급안정 협력 등이, 사회.문화 분야에서는 문화적.지적 교류 증진, 생산적 복지 개념에 의한 빈부격차 해소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기간 남북 정상회담의 환영과 남북공동선언의 계속적 진전을 기대하고, ASEM 회원국의 대북관계 개선 노력을 강조하는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서울 ASEM 회의 일정은 아시아.유럽의 ASEM 참가국 국가수반(급) 24명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7일부터 19일 사이 입국하면서 시작된다.

맨처음 서울에 도착하는 정상은 한국을 이틀간 국빈방문하는 주룽지(朱鎔基) 중국총리.

17일 주총리를 시작으로 18일에는 핀란드,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정상들이 특별기및 일반 비행기 편으로 속속 내한한다.

당초 19일 방한 예정이었던 조셉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은 국내사정때문에 ASEM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고 대신 도밍고 시아존 외무장관이 참석할 예정.

20일의 경우 각국 정상은 오전에는 개회식 및 제1차 정치분야 회의에, 오후에는 제2차 경제분야 회의에 참석하게 된다. 21일은 오전에 제3차 사회.문화분야 회의 및 폐회식이, 오후에는 정상회의 결과를 언론에 설명하는 의장기자회견이 열린 뒤 공식일정은 막을 내린다.

이외에 정상들은 회의전야인 19일 저녁에는 대표단 환영 리셉션 및 업무협의 만찬에 참석한 뒤 이튿날인 20일 낮에는 업무오찬을 갖고 저녁에는 청와대 공식 만찬 및 문화공연 행사에 참석하게 된다.

한편 이번 서울 ASEM 정상회의에는 3분의 1가량의 정상들이 부인을 대동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정상 부인들은 별도 일정을 갖게 된다.

이들은 20일 오전 창덕궁과 전통혼례식을 관람한 뒤 김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가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 21일에는 첨단기술제품 전시회에서 열리는 의상발표회에 참석, 우리의 전통문화와 첨단기술을 참관하면서 상호간 우의를 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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