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잡고 막걸리 한사발
"만세, 만세. 김대중 대통령 만세, 노벨상 수상 만세"
고요하고 적막하기까지 했던 서남해안의 조그만 섬 하의도가 2년여만에 다시 환희의 물결로 출렁거렸다.
지난 97년 12월 대통령 당선 이후 떠나갈 듯 기쁨에 휩싸였던 연꽃 모양의 섬 하의도가 13일 오후 김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으로 다시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하의도 주민들은 김대통령이 과거 14차례나 수상후보에 올랐던 기억을 되새기며 가슴을 졸인 끝에 수상소식이 TV 등을 통해 알려지자 만세를 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환하게 불을 밝힌 김대통령의 생가에 삼삼오오 몰려든 주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얼싸안으며 기쁨의 춤을 덩실덩실 추었다.
급하게 잡은 토종돼지에 잘익은 인동초 막걸리를 큼지막한 사발에 철철 넘치게 담아 잔을 돌리는 주민들의 얼굴에는 기쁨 그 자체였다.
생가앞과 마을 선착장, 면사무소 등에는 급하게 내건 플래카드가 수상의 기쁨을 만끽하듯 가을바람에 펄럭였다.
◈섬마을 소년 "용기얻어"
"저도 대통령 선배님처럼 노벨상을 타는 어린이가 되고 싶어요"
김대중 대통령의 모교, 신안군 하의면 하의초등학교 전교 어린이회장 양진호(12.6년)군은 "노벨상을 탄 대통령 할아버지가 너무나 자랑스러워 전교생이 축하플래카드를 내걸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양군은 "제가 3학년때인 지난 97년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도 전교생이 너무 기뻐 교문에 플래카드를 내걸고 기쁨을 함께 했었는데 대통령 선배님이 또다시 후배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안겨주셨다"고 말했다.
양군은 "대통령 선배님이 교정에 세워준 '날로 새로워라'라는 비석을 볼 때마다 항상 새롭게 되는 학생이 되는 다짐을 하곤 했다"며 "열심히 공부해 휼륭한 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교생 75명의 미니학교인 하의초등학교는 김대통령이 60여년전인 33년 개교와 함께 입학해 목포로 유학가기 전까지 3년간 신교육을 받았던 곳.
하의초등학교 현관입구에는 김대통령이 '새싹들아 참되거라'라고 쓴 대형거울이, 교정에는 '날로 새로워라'라는 글귀의 비석이 세워져 있어 항상 어린 동심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고 있다.
김대통령은 정계복귀한 지난 90년, 95년 두차례 고향을 찾았으며 모교를 방문할 때마다 교정에 식물동산을 조성해주는 등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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