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동생의 비서, 현직 장관 조카사위, 전 국회의원 보좌관 등이 "권력실세 청탁"을 빙자해 포항제철 납품업자로부터 거액의 로비자금을 챙겨 검찰에 구속기소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검찰은 또 이 사건과 관련, 대통령 조카가 포철회장실에 다녀간 사실을 확인하고도 소환조사조차 않은 것은 물론 기소 후에도 로비사실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사건축소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대구지검 포항지청 여환섭 검사는 포철 납품업자에게 접근, "포철이 해지한 계약을 재계약 시키도록 해주겠다"며 1억9천만원을 받은 혐의(사기)로 문창일(45.서울시 중구 신당동)씨와 김태호(43. 서울 서초구 방배동), 김성권(37.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윤여성(45. 서울 강남구 도곡동)씨 등을 지난달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문씨 등은 포철납품 업체인 세진산업 대표 구용회(40.안양 동안구 호계동)씨가 수입면장을 위조하는 수법으로 염화칼륨 납품 대금을 편취했다가 포철에 발각돼 납품 계약이 해지된 사실을 알고 구씨에게 접근,"정계 실세의 친동생에게 부탁, 납품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경비조로 지난해 4월부터 4회에 걸쳐 1억9천만원을 받아 나눠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수입면장을 위조, 포철로부터 6억7천여만원을 더 타낸 혐의(공문서위조 및 사기 등)로 세진산업 대표 구씨를 구속, 뇌물 공여혐의를 추가했다. 그동안 정치권 인사들이 포철 주변에서 납품.인사 청탁 등 이권에 개입한다는 소문이 무성했으나 실체가 수면위로 드러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구속된 문씨는 3공시절 문모장관의 아들로 김대중 대통령의 동생인 김대현 한국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의 비서로 활동해 왔고 김태호씨는 현직 박모 장관의 조카 사위며, 김성권씨는 정모 전국회의원 의 보좌관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문씨가 지난해 7월쯤 포철 서울 사무실을 방문, 유상부 회장에게 구씨의 납품건을 청탁했으며 이 자리에는 대통령의 조카가 동석했던 사실도 밝혀냈다.
검찰은 그러나 대통령의 조카는 한차례도 소환조사 하지 않았다는 것. 검찰 관계자는"대통령의 조카는 우연히 문씨를 따라가 포철 유회장에게 인사만 건넸을뿐 이 사건과는 무관하다"며 정치적 사건화를 경계했다.
검찰은"이번 사건은 대통령의 친인척 주변 인사들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없이 돈을 요구해 받은 것좭으로좬포철 유 회장이 부탁을 들어주지 않아 실패한 로비에 그쳤다"고 밝혔다.
포항.최윤채 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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