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을 거대한 쓰레기통 쯤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헌 신발, 낡은 옷가지와 우산, 쓰레기 뭉치가 든 비닐 봉투… 일주일이 지나면 이런 유실물은 중부경찰서로 넘겨진다. 올 상반기 1호선 29개 역에서 발견된 유실물은 총 840여개. 지난해에는 1천190여개, 1998년엔 2천개가 넘었다.
반월당역에 있는 지하철 유실물센터 장형석(29)씨는 뼈있는 말을 했다. "쓰레기인지 깜빡 잃어버린 물건인지 분별이 잘 안됩니다". 잃어버린 물건처럼 위장해 쓰레기를 버리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또 "주인 정신이 모두 너무 강한 것 같다"는 애매한 말도 했다. 지하철에 남겨진 물건을 제 물건처럼 생각해 챙겨 가는 사람이 적잖다는 얘기 같았다. 물론 역무원에 의해 수습된 것의 약 90%는 다시 주인의 품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주인이 잃어버렸다고 신고한 물건 중 70%는 유실물 센터로 들어 오지도 않는다.
더욱이 유실물 센터로 들어 오는 물품은 대부분 역무원들이 수습한 것일 뿐, 승객이 주웠다고 신고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장씨는 더 안타깝다.
오는 11월로 개통 3주년을 맞는 대구 지하철 1호선. 길이 24.9㎞의 땅밑 길은 하루 평균 13만5천여명의 승객을 태워 나르고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지금 우리의 양심이 발가 벗기우고 있다. 유실물센터 053)640-3333.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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