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호 조평통 서기 국장

입력 2000-10-07 15:22:00

북한의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장이 지난 91년 김일성 주석이 제시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을 '낮은 형태의 연방제'라고 못박은 점은 남북한간 통일방안 논의를 활성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을 '1민족, 1국가, 2제도, 2정부'의 연방제 통일 방식으로 완성된 형태가 아닌 잠정적 통일형태이다.

6.15 남북 공동선언에 명시된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 대해 북한이 지금까지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않아 의견이 분분했던 게 사실이다.

안 서기국장은 낮은 형태의 연방제안에 대해 "잠정적으로 연방공화국의 지역 자치정부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며 장차로는 중앙정부의 기능을 더욱더 높여 나가는 방향에서 연방제 통일을 점차적으로 완성할 데 대한 방안"이라고 지적,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과 동일한 것임을 천명했다.

'낮은 형태의 연방제'와 6.15공동선언에 명시된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용어상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북측이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을 동일시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선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북과 남은 북남 공동선언의 합의대로 통일방도에서의 공통점에 기초하여 민족공동의 통일방도를 모색하고 민족자주 통일실현에로 나가야 할 것"이라는 안 서기국장의 발언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는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은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고 천명한 6.15공동선언 제2항을 곧 실천에 옮겨 나가겠다는 의지를밝힌 것으로 보여진다.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8월 12일 남측 언론사 대표단과 오찬을 함께 하며"다음 3차(제3차 남북 장관급 회담, 8.27~30, 제주도)부터는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밝히는 등 6.15공동선언 실천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 역시 통일방안논의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