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총파업 참여강요 말썽

입력 2000-10-07 00:00:00

의료계가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일부 의사들이 파업 불참자 명단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문을 연 병의원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등 파업 참여를 사실상 강제, 말썽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파업은 여러 여건상 내주 초 쯤 와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구지역 중소병원들은 최근 결성된 병원의사 협의회가 중소병원들을 방문, 이번 파업기간 동안 응급실을 통한 외래진료를 중단하라고 요청해 상당수 병원들이 외래진료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지난 두차례의 파업 때 정상진료 했던 한 병원 관계자는 "이번 의료계 총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비협조적인 병원은 의사단체 등을 통해 적절한 조취를 취하고, 파업 불참의사들의 명단을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해 외래진료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응급실을 통해 외래환자를 진료하는 중소병원들은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꺼리고 있다.

대구 경북지역 일부 시.군구 의사회에서도 6일과 7일 총회를 가지면서 출석을 점검해 불참자 명단을 발표하고 불참 개업의원을 집단 방문, 폐파업 동참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총파업의 기간과 강도에 대해 의료계 내부에서 각기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어 다음주 초에는 변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 개원의들은 "동네의원의 문을 5일 이상 닫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의쟁투의 결정과 관계 없이 다음 주부터는 문을 여는 동네의원과 중소병원이 속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의료계에서는 개원의와 중소병원 봉직의들의 파업 참여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투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대구의 경우 동네의원 1천101곳 가운데 90.9%가, 경북은 870곳 가운데 89.3%가 문을 닫았으며, 7일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파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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