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은 밀로셰비치 통치의 상징. 여기에는 5일 일단의 젊은이들이 먼저 진입, 집기와 컴퓨터를 부수며 밀로셰비치의 퇴진을 요구했다. 밖에서는 15만명의 시위대가 "세르비아, 세르비아!" "보요, 보요!"(보요=코스투니차의 애칭)를 외치면서 춤을 추고 환호하며 승리를 축하했다.
시위대의 의사당 진입은 폭동 진압경찰이 시위대의 의사당 출입구 접근을 막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하면서 시작됐다. 야당 지도자들은 진정할 것을 요구했지만 멀리 차차크에서 온 거친 군중들은 경찰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이때 수십명의 경찰이 대열을 이탈해 방패와 헬멧 등을 버리고 시위대에 동참했다.
이 순간 의사당 내부의 경찰이 갑자기 최루탄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물러서기는커녕 전진하면서 문과 창문을 부수고 경찰 차량에 불을 질렀다. 시위대가 의사당에 진입한 뒤 1층에서는 바로 불길이 치솟았고, 시위대는 밀로셰비치의 초상화를 부수고 의자와 컴퓨터 등을 건물 밖으로 내던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입주해 있는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에서는 밀로셰비치의 이름에 기표된 투표용지가 가득찬 자루가 발견되기도 했다.
밤이 되면서 코스투니차는 연기로 검게 그을린 의사당 건물을 배경으로 모인 수많은 시위대 앞에서 밀로셰비치의 평화적 퇴진을 요구했다. 수십만 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한때 무질서한 모습을 보이던 베오그라드는 이제 '피의 시대 종식'을 환영하는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경찰이나 군은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으며 시위대를 막던 바리케이드도 없어졌다. 국영 언론사들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시위대에 의해 점거됐다. 카타리나씨는 "밀로셰비치 정권이 끝난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며, "나는 이 모든 것이 냉정하게 기분 좋은 승리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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