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3일 1차 토론회에서 격돌했던 미국 대선의 부시 공화당 후보와 고어 민주당 후보는 양측 모두 토론 결과에 만족을 표시한 후 4일 다시 각자의 캠페인 여정에 나섰다.
◇당사자 만족=부시는 CBS방송 회견에서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날 보스턴 경찰의 지지를 받는 자리에서는 "어제 밤 토론을 즐겼다"며 "오늘 매우 기분좋게 매사추세츠를 떠난다"고 말했다. 부시는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 유세를 위해 필라델피아로 떠났다.
고어도 4일 아침 NBC·ABC 방송의 토크 쇼에 나가 토론회에 대해 "기분좋게 느꼈다"고 말했다. 전날 밤 1천여명의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승리의 제스처를 보였던 그는 오하이오주로 떠나 6일까지 미시간과 플로리다주에서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여론의 평가=1차 토론이 끝난 직후 실시된 CBS 방송의 여론조사에서는 56대 42, CNN-USA투데이 조사에서는 48대 41, ABC 조사에서는 42대 39로 고어가 부시보다 우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서의 최소 요건은 충족시켰다고 논평했다. 두 후보가 모두 부정적인 진부한 표현들을 사용하지 않고, 토론회를 자신들의 정책을 최대한 제시하는 기회로 충분히 활용했다는 것.
또 큰 토론 경험이 거의 없으면서도 부시는 준비 태세에 대한 유권자들의 의문을 불러 일으킬 새로운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고, 캠페인에서 공격적인 성향을 지녔던 고어 역시 유권자들이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줄 수 있음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쟁점=이날 두 후보는 유고의 밀로셰비치 제재에 대한 것 외에는 거의 의견 상충을 보였다. 미군에 대해 고어는 "역사상 어느 때 보다 강하다"고 판단한 반면 부시는 "사기와 장비가 형편 없다"고 주장했다. 원유 공급에 대해서는 고어가 현재대로 수입 중심 정책을 주장한 반면 부시는 자국내 유전 개발을 촉구했다.
다음 토론회는 오는 11일과 17일에 계획돼 있다.
◇사회자 짐 레러=토론회에서 편안하면서도 무게 있는 사회 솜씨를 뽐낸 그는 67세의 토론회 노장. 1988년 이후 대선 후보 토론회를 이번까지 7번이나 맡았다.
1959년 댈러스 모닝 뉴스 신문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뒤 TV로 옮겨 워터게이트 사건과 닉슨 탄핵 재판 보도로 명성을 날려 TV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소설 12권, 희곡 3편, 자서전 2권을 펴낸 저술가이기도 하다.
공영 TV인 PBS에서 '짐 레러의 뉴스아워'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유혹받은 적도 없지만 앞으로도 이 축복 받은 세계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는 외곬 언론인이다.
외신종합=박종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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