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젊은이들의 투지

입력 2000-10-04 14:06:00

지구촌 축제였던 시드니올림픽이지난 1일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그러나 지구촌의 또다른 곳에서는 아직 우리 달구벌 젊은이들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티베트땅 히말라야 언저리 초모랑마 산기슭이 그곳이다. 이곳에서 '새천년 새대구 초모랑마 원정대'는 지난달 9일부터 20여일째(대구를 떠난지는 40여일째)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떠나 오로지 자연(산)을 대상으로 자기와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오로지 세계의 용마루에 대구 젊은이들의 기상을 실어 보겠다는 투지만으로. 여기에는 메달도 없고 상장은 물론 부상도 없다. 아침 저녁이면 영하 20도가 넘는 강추위가 계속되고 '무적의 초모랑마' 산능선을 타면 금방이라도 날려버릴 것 같은 강풍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다.

12명의 달구벌 젊은이가 이같은 악조건의 자연환경속에 정상등정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벌써 네번씩이나 정상도전에 나섰다가 번번이 악천후를 만나 실패했다.

'하늘이 처음 열린' 3일 개천절 새벽에도 두명의 젊은이가 강풍과 혹한속에 '또다시 하늘을 열기 위해' 정상공격에 나서 8천700m까지 진출했으나 바로 눈앞에 정상을 두고 되돌아서야 하는 아쉬움을 삼켰다.

3시간만 더 올라가면 정상이지만 이미 이때 시간이 오후 4시가 넘어서 하산하는 시간이 너무 부족해 안전문제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돌아섰다.

티베트에 올때는 늦여름의 무더운 날씨였으나 이제 이곳은 벌써 초겨울 이상의 강추위가 몰아치고 있다. 그러나 달구벌 젊은이들의 정상등정을 위한 불타는 투지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시드니 올림픽처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거나 화려한 각광을 받지는 못하지만 대구 젊은이들은 기필코 정상을 밟아 이 소식을 250만 대구시민들에게 전하겠다는 의지와 일념뿐이다.

네번의 실패뒤 우리 젊은이들은 5일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선다. 4전5기의 각오로 정상등정에 다시한번 신발끈을 조여맨다. 이역만리 강풍과 혹한속에서 외로운 사투를 벌이는 대구의 젊은이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자.

〈티베트 초모랑마 전진캠프에서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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