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온 강원도 산골의 아이들

입력 2000-10-04 14:38:00

"강물이 왜 저렇게 더러워요. 우리 고향 동강은 깨끗한데…"

동강이 유일한 요람인 강원도 정선군 정선초등학교 가수분교생 21명이 3일 오후 3박4일 일정으로 포항에 왔다. 포항제철서초등학교(교장 김진원) 어린이들과 도.농 교류체험 및 연합 환경 캠프를 위해서였다.

도착하자마자 몇몇은 곧바로 포항시민들의 젖줄이자 식수원인 형산강을 찾았다. 하지만 형산강을 바라본 동강 아이들은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 물가에는 붕어 등 죽은 물고기가 군데군데 흰 배를 드러낸 채 떠있고, 빈병, 플라스틱, 나무가지 등 각종 쓰레기가 어지럽게 쌓여 있었기 때문.

경찰관이 꿈이라는 우정(2년)이가 죽은 물고기를 가르키며"동강에는 꺽지.메기.쉬리.어름치.버들치.꼬내기 등이 엄청 많지만 죽지는 않는데…"라며 안타까워 했다.옆에 있던 제철서초등 재형(4년)군이 "형산강이 오염돼 물고기가 숨을 제대로 못쉬어 저렇게 죽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수분교 어린이들은 2박3일 동안 제철서초등 어린이 집에서 함께 자고 먹으면서 우정을 쌓는다. 또 경주문화엑스포를 비롯 서초등학교 운동회, 종합공연, 전시회 등도 구경한다.

하지만 숙경(6년) 숙지(4년) 병걸(2년) 3남매는 이구동성으로"신기한 것이 많아 좋지만 동강 물놀이 보다는 못한 것 같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에앞서 제철서초등학생 41명은 지난 8월 가수분교를 방문해 동강 생태계조사. 감자캐기 등 자연학습 활동을 벌였다.

포항.林省男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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