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엑스포 개막한달 중간점검

입력 2000-10-02 14:01:00

'새 천년의 숨결'을 주제로 지난달 1일 개막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00'이 개막 한달을 넘겼다.

관람환경 개선 등 외적인 측면과 함께 국제 행사로서의 자리매김, 문화와 첨단 과학의 접목, 시설 상설화를 통한 문화인프라 구축 등 내적인 측면에서도 알찬 결실을 맺고 있다. 11월10일까지 계속될 이번 행사를 분야별로 중간 점검한다.

▨공연 전시 행사

지난 98년의 첫 행사 때보다는 볼거리나 편의시설 등이 훨씬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국사 경내에서의 창작 오페라, 토요일밤의 퓨전 콘서트, 국내 최정상급 연출자와 배우들이 엮어내는 크로스오버 뮤지컬 무대, 문화와 과학이 접목된 천년전의 시간여행 등.

21세기 첨단 기술이 동원된 가상현실을 이용한 주제 영상 '서라벌의 숨결 속으로'는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로서의 역할을 유감없이 해내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관람객들의 인기를 독차지, 매회 650여석의 좌석이 모자랄 정도. 지금까지 20여만명 이상이 관람했다. 최첨단 과학기술을 문화에 접목시켜 국내 문화산업의 새로운 발전 토대를 마련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사이버 캐릭터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천년의 신화'등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8일까지 불국사에서 열리고 있는 경북오페라단 창단공연 '무영탑'은 미국, 일본 등에서 예매를 해오는 등 인기.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김덕수, 임동창, 원일 등의 퓨전콘서트는 야간임에도 불구 매 공연마다 2천석의 백결공연장을 모두 채우는등 열기를 보이고 있다.

▨국내·외 관람객

'집안 잔치'란 비난을 감수해야 했던 1회때에 비해 이번 행사는 국제 행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81개 참가국에 1만여명 참가하며. 이중 출품만 하는 국가를 제외해도 62개국이 된다. 10만명선의 유치 목표를 세운 외국인 관람객은 이미 지난달 29일 목표의 절반인 5만명을 돌파했다. 전체 외국인중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일본, 중국을 비롯, 캄보디아 스페인 이란 오스트리아 스위스 폴란드 이스라엘 페루 요르단 등 모두 75개국에 걸쳐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번 엑스포는 개막 초기 태풍 등의 영향으로 관람객이 격감, 조직위측의 애를 태운 것이 사실. 하지만 본격 행락철로 접어 들면서 관람객들이 급증, 지난달 29일 현재 5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조직위측은 현재 하루 3만명 이상이 몰려 들고 있어 200만명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람 환경

98년 행사때 보다는 많이 개선됐다는 평가. 너무 많은 관람객들로 '사람구경만 하고 왔다'는 지난 행사때의 지적에 따라 행사기간을 열흘 늘린 결과 관람객들이 분산되는 효과를 얻었다. 포장 구간도 늘리고 화장실, 그늘막, 조경 등의 편의시설도 보강했다. 특히 장애인 편의시설을 대폭 보강, 지난달 엑스포장을 찾은 1급중증 장애인들로부터 '장애인 편의시설이 최고'라는 평을 얻었을 정도.

▨ 문제점

지금까지 관람객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행사장 전체가 '덥다'는 점. 조직위측이 전시장내 냉방시설을 대폭 보완하고 그늘막, 조림 등을 통해 그늘을 늘렸다지만 관람객들은 여전히 상당시간 땡볕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 이같은 문제점은 본격적인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자연스레 해소될 전망. 시간에 상관없이 소형 4천원, 대형 8천원 씩인 주차요금에 대해서는 "너무 비싸다"는 반응들이다. 행사장내 지나치게 많은 매점도 지적됐다. 조직위측이 수지타산 맞추기에만 급급해 지나치게 많은 매점을 유치하지 않았느냐는 여론.

관람객들의 관람예절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주제공연과 아시아유럽공연예술축제가 열리는 백결공연장은 수시로 드나드는 관람객들로 공연의 흐름이 끊길 정도. 특히 단체 인솔자들이 공연도중 학생들을 인솔, 나가버리기 일쑤여서 공연분위기를 망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鄭昌龍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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