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시 도진 일본의 독도 야욕

입력 2000-09-27 14:33:00

일본의 모리 요시로(森喜良月)총리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KBS와 가진 인터뷰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발언한것은 양국의 오랜 우의관계로 미뤄 볼때 참으로 유감스런 일이다. 지금까지 걸핏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총리를 비롯 각 계층의 인물들이 역사를 왜곡하고 버젓한 남의 나라 땅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겨왔는지라 이번에도 '또 도졌나'하고 넘길수도 있을법도 하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번만은 사정이 다르다. 망언을 한 사람이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인데다 그것도 의회에서 자기네들끼리 발언한 것이 아니라 한국 대통령의 일본방문을 하루 앞두고 한국의 대표적인 공영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버젓이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 주장하고 나선 것은 너무나 고의적인 것으로 그저의가 무엇이든 지탄받아 마땅하다.

모리 총리는 인터뷰에서 "다케시마(독도) 영유권 문제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서나 국제법상으로도 명확하게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다. 현행의 국제법은 영토의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주체는 국가로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편입한 1905년 시마네(島根)현 고시는 국제법상 증거능력을 인정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런 국제법의 흐름을 모를리 없는 일본 총리가 일개 지방 현 의 고시를 근거로 남의 땅을 자기네것이라 새삼 들고 나온것은 어떻게든 독도 문제를 쟁점화 해서 멀쩡한 남의 땅을 국제사회에서 논쟁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못된 야욕 때문이란 생각도 든다.실상 지난해 한.일어업협정으로 독도 분쟁의 소지는 더욱 심화된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정부는 일본을 자극하지 않겠다며 소극적인 대응만을 거듭해온 끝에 이제는 일본 총리가 한국민을 상대로 영토 주장을 하는 볼썽 사나운 꼴까지 자초했으니 답답하다.

우리는 일본이 한반도를 강점, 식민지화한데 대해 사과를 하기는 커녕 버젓한 남의 영토까지 자기네 땅이라 우기는 그 영악한 야욕을 버리지 않는한 다시한번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인으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될 것임을 지적한다.정부 또한 모리 총리 발언이 우리 주권에 대한 도전행위임을 엄중히 경고하고 잘못된 주장의 취소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모리 총리 인터뷰의 문제 발언 부분을 삭제, 방영한 KBS의 보도자세 또한 문제다. 아무리 대통령의 방일을 앞둔 때라 하더라도 일본 총리가 이 나라의 영토 주권에 대한 도전발언을 했는데도 '한.일 정상회담에 걸림돌이 될까봐' 문제 내용을 뺀 것은 공영방송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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