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겁게 끝난 세기의 주먹 대결

입력 2000-09-27 00:00:00

시드니올림픽 복싱 최대의 이벤트로 관심을 모았던 '세기의 주먹 대결'은 펠릭스 사본(33·쿠바)의 일방적인 승리로 막을 내렸다.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사본은 26일 달링하버 전시홀에서 벌어진 복싱 헤비급(91㎏) 8강전에서 마이클 베네트(미국)를 초반부터 몰아붙인 끝에 3라운드 1분57초만에 RSC 승을 거뒀다.

사본은 최대 라이벌로 꼽혔던 베네트를 가볍게 누르고 4강에 진출,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과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 이어 헤비급 3연패가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던 죄수 출신 복서 베네트는 1라운드 공이 울리자마자 적극적인 공세로 먼저 포인트를 올리는 등 사본을 당황시켰다.

그러나 노련한 사본은 1분을 경과하면서 긴 리치를 이용한 스트레이트로 베네트의 공세를 차단했고 착실하게 포인트를 만회해 1라운드를 7대2로 앞섰다.

2라운드 들어 베네트가 실점 만회를 위해 저돌적인 공격을 펼치자 사본 역시 '맞불'을 놓아 한동안 난타전이 전개됐다.

사본은 접전 속에서도 잇따라 베네트의 안면에 펀치를 적중시켜 17대6으로 더욱 점수 차를 벌렸다.

베네트는 수세에 몰렸지만 3라운드에서 마지막 불꽃을 피웠다.

베네트는 3라운드 1분께 큼직한 훅을 적중시켜 링의 분위기를 뒤집는 듯 했으나 곧바로 사본의 반격이 이어졌다.

사본이 원투 스트레이트에 이어 강력한 올려치기를 베네트의 턱에 적중시키며 연타를 마구잡이로 퍼붓자 헝가리의 페테르 아테이 주심은 3라운드 종료 3초를 남기고 경기를 중단시켰다.

다시 한 번 '아마복싱의 황제'임을 과시한 사본은 시드니올림픽은 물론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석권해 사상 초유의 올림픽 4연패를 이룩하겠다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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