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진 계절. 쉽게 코가 막힌다. 이 증상은 밤에 더 심하다. 처음엔 양쪽 코가 교대로 막히다가 결국 양쪽이 다 막혀 밤잠을 못이루는 경우도 있다.
코막힘도 감기로 인한 것이라면 일시적이어서 조금 불편하지만 참을만 하다. 그러나 이것이 계속되면 문제가 생긴다. 답답하니 자주 입으로 숨을 쉬게 되고, 나아가 머리가 무겁고 아프게 된다. 냄새를 제대로 맡지 못해 입맛이 떨어지기도 한다◇코는 왜 막힐까?
많은 사람들은 콧물 때문에 코가 막힌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지만, 진짜 원인은 다른데 있다.
코는 연골(물렁뼈)과 뼈로 구성돼 있는 중앙의 '비중격'이라는 칸막이에 의해 2쪽으로 나뉘어진다. 양쪽의 바깥 벽에는 3겹의 주름이 잡혀 콧살(비갑개)이라는 돌출부를 형성한다. 코막힘은 여러가지 원인으로 이 비중격과 콧살이 부어 올라 콧속의 공간이 좁아지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특히 콧살에는 많은 혈관들이 분포돼 있어, 혈액이 차면 콧살의 부피가 늘어난다. 또 콧살에는 2~4시간 간격으로 수축·이완을 교대로 하는 주기(nasal cycle) 현상이 있어, 공기가 통과하는 비강의 크기가 시간에 따라 역동적으로 바뀐다. 가벼운 감기 때 한쪽 코가 막혔다가 풀린 뒤 이번엔 반대편 코가 막히는 것도 바로 이 주기 때문이다.
◇코 뚫어 주는 약 장기 사용은 위험
코막힘 환자들은 자신의 병을 축농증이나 비염 같은 코점막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콧속 뼈가 휘어진 구조적 이상, 혹같이 생긴 덩어리(종물), 전신적인 질환, 약물 등 때문에도 코막힘이 올 수 있다.
때문에 코막힘은 먼저 원인부터 정확히 알아 볼 필요가 있다. 코 막히는 시기, 지속되는 시간, 막히는 게 한쪽인지 양쪽인지, 콧물에 피가 섞였거나 냄새가 나는지, 천식이 동반되는지 등을 세심히 관찰해야 한다.
만성적으로 코막힘이 있으면 '코 뚫는 약'으로 불리는 국소혈관 수축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것을 7일 이상 사용하면 약물성 비염이 생기거나, 약으로 치료할 수 없는 심한 코막힘이 유발된다. 의사 판단 없이 사용하면 안된다. ◇비염에 의한 코막힘
콧물이 나면서 냄새를 못맡거나, 코가 목 뒤로 넘어가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만성 비후성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비염이나 유해한 자극에 의해 콧속의 콧살이 만성적으로 부어 있는 질환.
약물을 사용해도 잘 듣지 않으면 부어있는 것을 잘라내야 한다. 요즘은 CO2레이저를 이용, 출혈과 통증 없이 깨끗이 수술할 수 있다.
코막힘과 함께 많은 양의 맑은 콧물이 나고, 코 눈 목구멍의 가려움증 및 재채기 등을 동반하면 '알레르기성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 봄철 꽃가루, 가을철 잡초 꽃가루 등이 자극원이 된다. 알레르기 피부반응 검사를 받아 원인 물질을 파악하고 그것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수술 요법에선 CO2레이저를 아랫 콧살 점막에 쏘아 그 밑에 얇은 막을 만듦으로써 항원이 혈관으로 흡수되는 것을 차단한다. 코막힘 개선에 도움 된다.
◇누런 콧물 동반하는 축농증
코막힘에다 발열·두통 증상이 동반되고, 고름 같은 누른 콧물이 흐른다면 축농증을 의심해야 한다. 점막 부기와 고름같은 탁한 콧물이 이때의 코막힘 원인이다. 병이 심해 콧속에 물혹이 생기면 코막힘은 더 심해진다.
항생제를 포함한 약물을 4~6주 동안 사용한다. 그런데도 효과가 없거나 증세가 심하면 수술치료를 해야 한다. 수술은 얼굴에 상처를 내지 않고 콧속으로 내시경을 넣어 미세절단기로 한다. 통증과 출혈이 적으며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
◇코뼈가 휘어도 코가 막힌다
콧 속 중간의 비중격이 한쪽으로 휘거나 튀어 나와도 코가 막힌다.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7명은 코가 약간씩 휘어져 있다. 그렇지만 이들 모두에게서 코막힘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비중격의 휜 정도와 코막힘 정도도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증상이 심하거나 축농증 같은 다른 질환이 겹쳤으면 수술을 해야 한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 손영탁 (이비인후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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