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의 노화를 영구히 정지시키는 법은 없을까? 그럴 수만 있다면 인간은 '영생'할 수 있을 것이다
1998년 1월. 세계는 새해 초부터 노화 방지 효소가 발견됐다는 과학자들의 발표에 이목을 집중했다.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과학자들이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정상적인 사람 세포를 조작해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것. 이에 대해 일부에선 '젊음의 샘'이 발견되었다고 흥분했다.
노화예정 가설에 따르면, 실험실 환경에서 태아세포는 60~70회 정도 분열한다. 세포의 수명은 활동하는 정도에 관계없이 분열 횟수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 노화예정 가설이다. 세포가 분열하면서 염색체 끝부분의 '텔로미어'가 점점 짧아져 노화가 일어나는데 인체 세포는 평균 50회밖에 분열할 수 없다고 한다. 한번 분열할 때마다 이 텔로미어의 끝이 점점 짧아져 노화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자와 난자와 같은 인체의 생식세포는 늙지 않고 계속 분열한다. '텔로머라제'라는 효소때문이다. 이 효소는 염색체 끝의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막아준다. 텍사스대 연구팀은 활성 텔로머라제 유전자를 세포에 이식시켜, 무한 분열하는 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텔로머라제를 다른 세포에 투입하면 노화가 나타나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노화를 연구하는 대부분 과학자들은 텔로머라제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다른 세포와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혼자서 멋대로 끝없이 분열하는 비정상적인 암세포를 만드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암세포의 90%이상이 텔로머라제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텔로머라제를 투여해도 노화를 늦출 수 없는 세포도 있다.
유전자 조작으로 예정된 노화를 막아서 장수하는 것은 아직까지 불가능하다. 오히려 암이나 유전자 괴물을 만들어 낼 위험이 더 높다는 게 노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경고다.
李鍾均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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