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현지시간 지난 22일자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 발표 이후 국제 원유가는 당장 상당폭의 하락세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11월은 돼야 실행에 옮겨질 것이라는 이 결정이 미국 선거판은 물론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이번 유가 하락은 단기적인 것일 뿐 중기적으로는 강세로 반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유가 전망=지난 22일부터 하락세로 반전된 원유가는 새 주일이 시작되는 현지시간 25일 뉴욕 시장 등에서 낙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OPEC의장이 24일 전망했다. 상당수 다른 전문가들도 당분간은 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OPEC의장은 "이번 조치의 효과가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라크는 이번 조치가 석유 시장을 인위적으로 교란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취약성을 폭증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11월의 브루나이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담을 준비 중인 실무 전문가들은 "북반구 국가들의 유류 소비가 늘어 연말 쯤에는 유가가 45달러 혹은 5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세계의 반응=위의 APEC 정상회담에서는 유가 안정화 방안 마련을 주요 의제로 다루도록 결정됐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 무역차관은 "유가 하락보다는 안정화에 초점이 두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IMF 총회 참석차 체코 프라하에 모인 G7(선진 7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 총재 등은 현지시간 23일 회담을 갖고, 세계 원유 시장의 계속되는 불안을 다시 주목하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유가 상승세 및 비축분 부족 등으로 미뤄 산유국들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산유국측에 또 촉구했다.
세계 곳곳에서는 유가 하락세 이후에도 항의시위가 잇따라, 독일에서는 23일 수천명의 운전기사들이 서행운전 시위를 벌였다. 스페인에선 어민들이 남부지역 항구와 어시장을 봉쇄한데 이어 25일부터는 농민·트럭기사 등도 함께 도로 봉쇄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페루에선 정유공장 도로 봉쇄가 계속돼 26일 쯤부터는 주유소 기름이 바닥날 전망이다.
벨기에는 유가 상승으로 운수업계와 저소득층 타격이 특히 심한 것을 감안, 500억원 정도의 자금을 마련해 영세민들에게 기름값으로 지원키로 했다. 그 절반은 정유업계가 분담토록 요구 중이다.
◇미국내 공방=이번 전략비축유 방출이 40여일 앞으로 다가 온 대통령 선거 비난전에 불을 붙여, 부시 공화당 후보는 "고어를 돕기 위한 술책"이라며, "전략 목적의 정책이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 관계자도 부시측을 편들고 나섰다.
반대로 클린턴 정부 및 고어 측은 부시-체니 후보가 석유산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임을 환기, 그들의 순수성을 의심케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빨라야 11월은 돼야 실제 방출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가 방출 입찰을 오는 29일까지 실시한 뒤 10월2일 낙찰자 결정, 11월 현물 인도 등으로 일정을 잡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 방출되는 물량은 내년 상반기에 이자를 붙여 현물로 회수할 계획이다.
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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