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쇼크(5)-수돗물 아끼자

입력 2000-09-23 14:05:00

김모(67겢諭맒?동구 신암4동) 할머니는 3명의 며느리 중 막내(29)를 가장 좋아하는 편이지만 한 가지 불만이 있다.

물을 물쓰듯하는 며느리의 생활습관이 영 못마땅한 것이다.

설거지를 할 때 수돗물을 틀어놓고 한다든지, 빨랫감이 생길때마다 세탁기를 돌려 물을 헤프게 쓰는 며느리를 볼 때마다 '훈계'를 잊지 않는다.

"물을 돈쓰듯 해야지, 작은 것부터 아껴쓰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절약이 몸에 밴 기성세대라면 누구나 자녀들에게 당부 하고픈 생활의 충고일 게다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가 국민들보다 하루 급수량이 훨씬 많다환경부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한국의 1인당 일일급수량은 395ℓ로 스위스(362ℓ), 일본(357ℓ), 영국(323ℓ), 프랑스(281ℓ)보다도 많다. 한국보다 급수량이 많은 회원국은 미국(585ℓ) 등 3개국에 불과하다.

한국의 급수량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노후수도관으로 인한 누수 등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물을 낭비하는 생활습관에 더 큰 이유가 있을 것이다.정부는 2006년부터 연간 4억㎡, 2011년부터는 20억㎡의 물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으며 이는 이미 전국 곳곳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몇년 전 포항 시민들은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받았고 공단은 공장 가동을 멈추는 등 '물난리'를 겪었다. 현재도 일부 내륙지역과 해안겮?지역등은 해마다 12월부터 이듬해 봄까지 급수를 제한받고 있는 실정.

정부와 대구시 등은 수돗물 절약과 원가 반영을 위해 현재 생산원가(462.5원/t)에 못미치는 수도요금(380.1원)을 오는 11월 432.6원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또 댐건설 위주의 물공급정책을 수요관리 방향으로 전환, 지난해부터 물절약 운동을 펼치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절수기 설치 가구를 현재 전체 가구의 20% 수준에서 오는 2004년까지 70%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수돗물 생산원가의 30%가 에너지 비용이다. 물절약은 곧 에너지절약, 고유가 시대의 생존전략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가정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물절약 방법을 몇가지만 살펴보자.

설거지를 하거나 채소겙珦?등을 씻을 때 물을 받아서 하면 연간 62t의 물을 줄여 1만8천400여원을 절약할 수 있다.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을 하는 대신 샤워를 할 경우 연간 80t, 2만3천700여원의 절약 효과가 있으며 변기(13ℓ짜리)에 물병이나 벽돌을 넣으면 연간 7t, 2천여원을 아끼게 된다.

샤워를 할 때 비누칠을 하는 동안 물을 잠가도 연간 9t, 2천600여원을 절약할 수 있다.

대구시 상수도본부 김태현씨는 "수돗물을 낭비하는 것은 소중한 수자원과 달러를 마구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가정은 물론 공중목욕탕, 수영장 등에서도 수도꼭지와 샤워기를 절수형으로 바꾸는 등 절약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金敎榮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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